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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야기96]‘팔굽걸음'으로 엮어낸 생명의 찬가(2)

편집/기자: [ 김영자 ] 원고래원: [ ] 발표시간: [ 2019-03-26 12:30:10 ] 클릭: [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 ─ 로동자와 제비 그리고‘붉은태양광장’

 
서순애, 파가이주구에서 로동자들을 위해 격정을 불태우던 그 때를 그리며.

로동자들을 형제처럼 생각하고

화룡시에서는 6, 7년전에 순애네가 살던 춘화촌을 포함한 동부 교외 부지를 개발해 ‘붉은태양광장’ 및 ‘태양성’이란 새 마을을 건설해놓았다.

‘붉은태양광장’은 오늘날 서순애가 즐겨 가는 산책가이기도 하다. 그 곳은 서순애가 삶의 의지를 키운 곳이고 생명의 격정을 불태우던 곳이기도 하다. 순애가 살던 집은 바로 지금 ‘붉은태양광장’의 길 동쪽 ‘태양성’에 위치해있었다. 2012년부터 순애네 동네는 또 한번 파가이주하기 시작했는데 순애는 파가이주로 임대했던 상점경영권을 14년 만에 내놓게 되였다. 생계가 그대로 끊기게 되자 순애는 개발상측에 자신의 실정을 감안한 차별화 보상요구를 제기했다. 그리고 한푼이라도 돈을 더 만들려고 잔고 상품을 원 상점에서 길을 사이둔 자기 집에 옮겨가 5개월간 상점 경영을 연장했다. 어머니가 세상 뜬 후 순애는 홀로 8년간이나 상점을 경영했다.

“오뚝이처럼, 오뚝이처럼 다시 한번 일어나는 거야 ”

이는 서순애의 일지 첫 페지 안에 씌여져있는 구절이다. 순애는 하루에도 그 말을 수없이 되뇌이며 악전고투했다. 순애네 마을은 파가이주로 주민들이 빠져나간 대신 건축 로동자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순애는 새벽 세시면 일어나 일신을 정리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말끔하게 닦아놓는 손님맞이 례의를 고수했다. 상품들을 정돈하고 보충할 건 적어놓고, 로동자들이 컵라면을 먹도록 물도 끓여 보온병마다 가득 담아놓고 로동장갑 꾸레미에서 장갑을 쉽게 쥐여가도록 한컬레씩 짝을 맞추어놓고•••그러느라면 공사장 로동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군 했다. 이렇게 하루에 로동자들은 200여인차씩은 순애네 상점을 리용했다.

이른새벽에 밥술을 놓기 바쁘게 안전모를 쓰고 도구세트를 옆구리에 차고 공사장으로 나가는 로동자대렬을 바라보면서 순애는 이들이야말로 오늘날 도시건설의 ‘건설병(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벅찼다. 한편 그들의 그을린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 언제나 상점에 들어서기 바쁘게 얼음물부터 찾아 벌컥벌컥 들이켜는 모습을 보면서 순애는 고생하는 로동자들이 측은해지고 가슴이 아파나기도 했다.

‘내 형제들도 외지에, 외국에 나가 이렇게 고생하겠지•••’

그래서 순애는 로동자들의 수요라면 최대한 만족시켜주느라 종일 팽이처럼 돌아쳤다.

허기진 로동자들이 ‘훙소우러우(红烧肉)’를 만들어줄 수 있는가고 청하면 순애는 그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도전해 만들기 시작했다. 점심이나 저녁 후 비오는 날이면 순애네 상점에 들어와 ‘별식’을 하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피로도 풀고 향수를 달래는 로동자들이 꽤나 되였다. 지친 어깨를 떨구고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맥주병을 기울이면서 수심에 잠기는 로동자들의 모습을 보고 끼리끼리 집사정을 걱정하는 그들의 심성(心声)도 들으면서 순애는 날따라 그들의 향수를 읽어냈다.

그러다가 서순애는 자기한테 몇년째 방치되여있던 전자피아노가 떠올랐다. 그 전자피아노는 순애가 애면글면 10여년간 아껴 모은 돈으로 산 것이다. 자기가 전자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구천에서라도 부모님이 보시기를 바라며 큰마음 먹고 산 것이란다. 상규적으로는 오른손으로 멜로디를 연주하고 왼손으로 코드를 누른다지만 순애는 왼손으로 멜로디를 연주하며 힘 잘못 쓰는 오른손이 박자를 따르게 해 끝내는 노래를 자유자재로 연주해냈다.

“쿰빠빠,쿰빠•••”

“붉은 해 솟았네•••”(노래〈붉은 태양 변강 빛추네 〉의 한구절)

“광활한 초원에 준마가 달린다•••” (노래 <변강을 보위하는 준마 >의 한구절, 骏马奔驰在辽阔的草原•••)

“초원의 풍광은 무한해 목청껏 노래하네•••”(노래〈번신한 농노 노래 부르네>의 한구절, 草原风光无限好,叫我怎能不歌唱•••)

해가 길어짐에 따라 공사장의 작업시간도 길어진다. ‘붉은태양광장’ 공사장에 밤장막이 드리우면 파가이주 페허구에서 반디불처럼 보이는 순애네 집─ ‘서양상점(徐洋商店)’에서는 순애의 전자피아노 연주가 시작된다. 구척사나이 로동자들이 목이 터지도록 노래흥을 타면서 때로는 독수리춤, 때로는 말춤도 추면서 자아에 도취한다•••

그렇게 5개월 공사장에서, 2013년 6월 28일까지 순애는 파가이주구에서 14년간 지속해오던 상점경영에 종지부를 찍는다.

상점운영 시 ‘팔굽걸음’을 하는 서순애는 로동자들이 조금이라도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자는 생각에 특수한 수금공구도 제작해냈다. 커다란 콜라 페트병 옆구리에 장방형 홈을 파내고 병아구리에다는 두메터되는 막대기를 꽂아 로동자들한테로 밀어서 건네주어 돈을 받아오고 다시 거스름돈을 맞추어 그 공구에 넣어 로동자들한테로 건네주었다. 순애의 손으로 돈을 세고 돈무지에서 정확하게 한장씩 집어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준확도는 100%였다. 벗겨낸 담배보루함을 펴서 돈을 사이에 끼울 수 있도록 겹치고 한끝에는 ‘금액찰’로 선명하게 두드러져나오게 베여놓고 한쪽 끝에는 손가락으로 지페를 쉽게 집어내도록 오목하게 베놓아 1원, 2원, 3원•••70원 단위로 지페를 맞추어 끼여놓은 ‘거스름돈찰’을 만들어 손이 가닿는 높이로 다락으로 매달아놓아 거스름돈을 ‘족집게’로 쏙쏙 뽑아낼 수 있게 했다.

 
방문 온 친척과 함께 상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 서순애와 그의 ‘남자친구’(뒤줄 왼쪽)
 

순애는 상점 시작 때부터, ‘서양’이란 간판에서부터 자신의 도전, 혁신정신을 내걸었다. 순애는 자기가 상점경영에 도전해나선 데는 고객이 스스로 상품을 선택한 후 돈을 지급하는 서양에서 들어온 슈퍼마켓식 경영방식에서 큰 계발을 받았다고 한다. 하여 간판에 자신의 성씨 ‘서(徐)’자와 서양식 슈퍼라는 의미로 ‘양(洋)’을 사용했으며 실질적으로 린근에서 ‘서양’상점은 제일 먼저 슈퍼마켓식으로 고객들한테 개방해 경영했다.

묘한 것은 원자리에 있었던 때나 후에 공사장에서 경영했을 때나 순애의 가게부에서 한번도 값이 차나거나 상품수가 적어진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로동자들이 조선족 김치를 먹고 싶어하는 것을 눈치챈 서순애는 나중에 지인의 손을 빌어 배추김치, 깍두기, 무우김치, 채김치를 만들어 공사장의 12곳에 널려있는 로동자구역에 보내 맛보게도 했다.

남편 따라 그 건축현장에서 일했던 하남성 루하( 漯河)지구 사람인 곽추향(郭秋香,57세)아줌마는 서순애의 상점을 리용한 로동자중의 한사람이고 서순애와 여직 위챗 친구로 지내고 있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는 서순애에 대한 인상을 말할 때 “그토록 애쓰는 서순애를 본 후로는 내가 힘든 일 한다는 신세타령을 입 밖에 낼 수가 없었다.”며 서순애를 “비범한 사람”이라고 치하했다.

“제비둥지 제발 허물지 마세요.”

 
“고마와요!”, ‘붉은태양광장’을 산책할 때마다 서순애는 ‘남자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순애가 고마와하는 한가지 특수한 사연이 있다.

상점경영을 마치기 며칠전, 순애는 상점을 찾아온 부동산 개발회사측 대표에게 자기가 떠나가더라도 자기 집을 인차 허물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순애네 집 처마밑에 한 ‘제비가족’이 둥지를 틀고 살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 둥지 안에는 태여난 지 며칠 밖에 안되는 새끼제비 5마리가 짹짹거리며 엄마제비와 아빠제비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먹고 있었다. 새끼제비들은 태여나 20일 쯤 돼야 날 수 있고 자립해 혼자 곤충을 잡아먹자면 25일 쯤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 순애는 자기집 새끼제비들이 자립하자면 아직 보름은 푼히 걸려야 했기에 개발회사측에 사정했던 것이다.

‘태양성’건설회사 화룡해청부동산개발회사의 리사장 갈봉(葛峰)은 서순애와 그녀의 파가이주보상협의를 체결하러 갔다가 ‘제비가족’ 사정을 ‘애원’하는 서순애 앞에서 두 손 들어 “잘 알았습니다(好,知道啦)” 고 대답했다. 그제야 서순애는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자기가 수십년간 살던 집과 마을을 시름 놓고 떠나갔다. 개발회사 측은 과연 그 약속을 지켜주었다.

해청부동산개발회사의 리사장 갈봉은 일전에 기자 앞에서 사람 좋게 웃으면서 “서순애에 대해 보상을 차별화한 것도 ‘제비가족’을 보호해준 것도 다 우리 회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고 말했다.

뭇새들이 노래하고 봄빛이 완연한 ‘붉은태양광장’에서 서순애는 “걔네들도 올해는 일찍 오려나 ”하며 벌써 ‘강남 갔던 친구’─제비네를 기다리고 있다.

/길림신문 김영자기자

주:〈‘팔굽걸음'으로 엮어낸 생명의 찬가(3)〉은 곧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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