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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광장] 마라탕으로 ‘망’한 자 마라탕으로 ‘흥’한다

편집/기자: [ 김영화 김가혜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9-10-11 13:40:48 ] 클릭: [ ]

길림신문은 오늘부터 인기뉴스, 화제인물, 젊은 세대들의 생각 등 다양하고 참신한 키워드를 통해 요즘 세상을 알아가는 새로운 코너 ‘청춘광장’을 개설하고저 합니다. 사회적으로 떠오르는 이슈나 인물, 핫플레이스 등을 글 혹은 영상으로 들여다보는 청춘코너이며 매주 금요일 "朝闻今日" 위챗계정과 길림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 됩니다. [편집자 주]

- 연길 맛집 ‘신천마라탕’90후 세대 김동권사장이 들려주는 재창업 이야기

“말도 마세요. 지난해 12월 5일 시험운영을 시작하고 여직껏 정식 개업을 못하고 있어요.”

신천마라탕 사장 김동권씨.

얼핏 들으면 한 ‘망’한 장사군의 푸념같지만,사실 이건 요즘 연길 맛집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김동권(30살)씨의 행복에 겨운 ‘투정’이다. 시험운영만 거의 일년째라는 90후 세대 음식점 사장 김동권씨가 운영하고 있는 맛집은 바로 연길 소시장거리에 위치한 ‘신천(辛川)마라탕’이라는 아담한 규모의 음식점인데 맛집러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마라탕가게이다. 지금껏 정식개업을 못하게 된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음식점 주인인 그도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반응에 눈코뜰새 없이 돌아치다나니 그만 정식개업 ‘타이밍’을 놓치게 된 것. 아무렴 어때서. 소문 듣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어 요즘 바빠도 행복하기만 하다는 그는 오늘도 네명의 직원들과 함께 팽이처럼 바삐 움직인다.

흔히 마라탕이라 하면 많은 식재료들이 국물에 잠겨 기름을 뒤집어쓴채 범벅되여 있던 기존 마라탕 형상과 달리 신천마라탕은 뜨끈한 뚝배기에 야채와 각종 식재료, 국수오리마저 결따라 곱게 빗어 담은 흔치 않은 비주얼이다. 뚝배기옆에 나란히 놓인 티슈 귀퉁이에 정연히 적은 문구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게"를 고집하는 신천마라탕집의 마라탕.

상업용 멘트인줄로만 알았는데 그와 한시간 남짓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결코 이는 ‘빈말’이 아니였다는 느낌을 여러번이나 받았다. 네모반듯한 쟁반에는 마라탕집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자그마한 흰쌀밥 한 공기도 함께 오르는데 여기에는 생각지 못한 장사 수완이 숨겨져 있었다. 마라탕을 반찬삼아 밥과 곁들여 먹을 수 있게끔 한 것도 있지만 쌀밥 한 공기씩 준비한 가게 사장의 의도는 따로 있었다.

“밥은 어떻게 먹으면 되나요?”

고객이 먼저 물어오면 친절히 대답해주며 자연스럽게 그들과 더 많은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올린 밥 한그릇, 그것은 빠른 생활절주로 메말라만 가는 사람들사이에서 고객들과 더 많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김동권씨의 말 붙이기용'인 것이였다.

허구많은 메뉴중에 왜 하필  마라탕을 선택하게 되였냐는 질문에 ‘우스운’ 대답이 돌아왔다.

“마라탕으로 망해도 봤으니까요.”

7년전 그가 23살때, 지금 그의 와이프인 사람과 함께 연길 북대야시장에서 떡볶이, 어묵, 튀김을 해서 팔면서 장사에 어섯눈을 떴다. 생계를 위한 절박한 상황에서 시작된 창업은 아니였지만 소꿉장난하듯 평소 잘하던 음식을 해서 길거리에서 파는 것도 꽤 보람진 일이라 생각한 그들로서는 무언가 자기 힘으로도 해볼만하다는데서 신심을 얻었다. 그러다가 마라탕이라는 인기메뉴도 해 볼 욕심이 생겨났다. 이참에 야시장근처에 자그마한 영업집을 세맡아 마라탕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말이 장사이지 한창 놀고 싶은 유혹도 많았을 나이였던지라 쩍하면 휴식 패말을 내거는 날이 많았던 탓인지 손맛에 대한 자부심은 하늘같았으나 결국 마라탕집은 오래 못가고 문을 닫게 되였다.

점심시간대에 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몰이중인 마라탕집.

유난히 료식업에 관심이 많았지만 실상 그가 배운 전공은 따로 있었다. 한 IT회사에서 전도유망한 프로그램 개발자로 컴퓨터작업에 능수였던 그가 자꾸만 본업이 아닌 료식업에 관심을 보일 때마다 주변사람들 반응은 그리 썩 탐탁치 않았다. 어렵게 컴퓨터 재능을 익혀서 고작 마라탕따위나 만들건가면서 의아해했다.

IT업계로 돌아가 몇년째 프로그램 개발작업을 하면서도 그의 마음속 한켠에서 또 다시 료식업에 대한 꿈이 꿈틀댔다. 머리속으로 수백번을 생각한 끝에 드디여 그는 지난해 다시 마라탕 집을 꾸리려는 재창업에 도전장을 냈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선다는 말이 있다. 말이 그렇지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기란 그리 쉽지 만은 않았다. 더우기 처음으로 뛰여들었던 창업의 길에서 쓰디쓴 고배를 맛보고 몇년후 또 다시 똑같은 항목에 도전하기란 여간 큰 용기없이는 불가능했다. 허나 이번만큼은 확고했다.

“한번 망해보았기에 더 신심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그떄 제가 어째서 망한걸 알았으니깐요.”

열린주방에서 손님들에게 전달될 음식을 만들고 있는 직원들.

신천마라탕은 준비과정부터 첫번과 많이 달랐고 또 철저했다. 소시장거리에 임대료가 가장 싼 가게를 얻었더니 아뿔싸, 길 건너 정면에 연길에서 한때 가장 핫했던 마라탕집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첫 시작부터 생각지 못한 난관봉착이 어쩜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그는 60평도 되나마나한 자그마한 가게를 복층으로 설계하여 웃층은 창고로 했고 주방은 손님들 테이블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개방식 주방으로 활짝 풀어 제꼈다. 더구나 요즘 혼밥(혼자 밥을 먹는다는 신조어)족이 많아진 것을 고려해 벽 한켠은 10개의 의자를 벽과 마주 놓았고 접이식 칸막이도 설치해 혼자 밥먹으로 온 사람도 난감해하지 않게끔 배려하여 설계했다. 그리고 보통 테이블도 인수에 따라 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소형테이블로 공간활용을 확실하게 했다.

“첫 날, 다섯 그릇을 팔았어요. 그래도 저에게 또 다른 시작을 알게 해준 그 몇분들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실 때 감사한 마음으로 딱히 드릴 만한게 없어 제가 귤 하나를 드렸던 한 고객님이 저희집 마라탕을 가장 먼저 알려 주셨어요. 귤값이라며 시식후기를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부터 갑자기 위챗추가가 단꺼번에 수십개 들어오더니 다들 사진을 보았다며 가게 위치를 물어 오시더라구요.”

이때로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신천마라탕은 독특한 음식맛과 흠잡을데 없는 청결로 고객의 마음을 잡으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작지만 구석구석 주인의 배려와 깔끔함이 돋보이는 인테리어, 신선하고 깨끗한 음식만을 식탁에 올려 시종 위생문제로 화제의 중심에 서있던 ‘마라탕’의 이미지를 완전히 개선하며 믿고 먹는 맛집 행렬에 발을 들여놓았다.

다섯 그릇을 시작으로 불과 일년도 채 안되는 사이, 현재 신천마라탕은 하루 평균 180그릇씩 팔고 있다. 그것도 일손이 부족하여 요즘 대세라는 메이퇀(美团)같은 배달앱서비스는 아직 가동도 못한채 가게에서만 거래되는 주문량은 실로 맛집 인기를 실감케 한다. 쩍하면 문을 걷어 닫았던 그 시절과 달리 일년이 거의 되여오는 지금까지 휴식일은 정월 초하루 딱 하루가 전부였다.

현재 신천마라탕은 하루 평균 180그릇씩 팔리고 있다.

“모든 장사가 그러하듯 성본을 낮춰야 리익을 많이 낼 수 있다는 도리는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저는 적게 남기더라도 오래오래 가고 싶어요. 비슷한 동종업체 지인들이 지금 저의 운영상황을 보고 가끔 롱담처럼 한마디씩 건넵니다. 장사, 이렇게 하면 오래 못간다면서요. 하하...”

신선한 식재료부터 조미료 선정까지, 그동안 몇톤의 식자재와 조미료가 버려 졌지만 그는 지금의 맛을 내기까지 학비로 치면 전혀 아깝지가 않다고 했다. 그것도 최상급 재료만을 취급하여 쓰다보니 성본은 기준치를 훨씬 초과되였지만 최고의 맛을 고집하기 위해 어느 한가지도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최근 그의 가게에도 국내외 관광객이나 상인들이 많이 드나들면서 가맹점문의를 백번도 넘게 받았지만 그는 번마다 정중히 거절했다.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다보니 확실히 꿈도 커지긴 했습니다. 지금 이 작은 가게 하나로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향후 기회가 된다면 다른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언제까지나 나서 자란 이 고향땅에서 확실한 저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 다시 자연스레 앞치마를 두르며 주방으로 들어가는 김동권 사장, 때국물이 번즈르르 했던 여느 마라탕집 주인의 앞치마와는 사뭇 달라 보이는 바리스타의 뒤모습을 더 닮은 그가 요즘 ‘마라탕’의 이미지를 바꿔가는데는 그의 역할이 확실히 적지 만은 않아 보였다.

/길림신문 김영화 김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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