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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노트|조은경] 글쓰기는 하나의 풀이이다

편집/기자: [ 김영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9-11-15 11:09:33 ] 클릭: [ ]

1인미디어의 등장으로 누구나 글을 써서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됐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으며 굳이 지면(纸面)이라는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서도 자기표현의 욕구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넘쳐난다. 그럼에도 글쓰기, 그중에서도 문학적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고자한 것은 소통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싶은 욕심때문이다. 아울러 이 글은 글쓰기에 대한 나의 서투른 창작담임을 먼저 고백한다.

문학적 글쓰기는 감정적 령역이다.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글을 쓴 사람이나 그것을 수용한 사람이 위로와 공감을 경험하게 되는, 묘한 상황이 생긴다. 그 희열은 다음 글을 쓰게 되는 모종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후 맨 처음 찾아온 고민은 나에게 재능이 있는가, 재능이 없어도 글쓰기를 계속해야 되는가, 글을 쓴다면 무엇을 어떤 스타일로 쓰고 싶은가하는 것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건 내가 글쓰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도 없고 모든 것을 다 체험한 후에 글을 쓸 수도 없다. 어쨌든 글을 쓰고 싶긴한데 나에게 과연 재능이 있는지 몰라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해묵은 스토리라도, 어디서 본 것같은 스토리라도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만 명확하다면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새로이 태여날 수 있지 않을가 하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그건 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고나서였다.

스토리헬퍼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주어진 질문에 따라 자신이 구상한대로 답을 선택하면 스토리헬퍼는 스토리텔러가 구상한 것과 류사한 영화의 시나리오를 찾아준다. 스토리텔러는 이를 통해 스토리의 인물, 사건, 장면, 주제 등을 수정해 나가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다. 이런 창작방식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세상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류사한 서사가 이미 존재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은 바로 어떻게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되는가 하는 것이였다.

글을 쓰고 싶었지만 나에게는 그렇다할 서사가 떠오르는게 없었다. 특별히 머리속에 들어오는 세상살이도 없었다. 있다고 해도 그런 이야기는 세상 어딘가에 이미 존재할 것 같은 걱정이 앞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에게는 가끔 엉뚱한 질문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사람들은 도덕과 욕망을 어떻게 분리하는가. 책임과 자유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가. 부모는 자식의 죽음을 어떻게 견디는가. 자식은 부모의 외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어느날 갑자기 낯선 곳에 떨어진다면 외로움 내지 소외감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소통이 부재하는, 자꾸만 어긋난 상황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은 왜 계속 어울리는가. 타인의 고통을 유희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어떤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가. 성은 외로움이 나고 독을 해결할 수 있는가. 가족이 해체된다면 그 구성원들은 각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가.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의 무게는 얼마만큼일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것들이 현재 나를 괴롭히는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마음속에 품고 있었기에 저런 고민들을 하고 있지 않았을가. 게다가 당시에는 론문을 쓴지 얼마 안됐기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가족서사에 관심이 많았다. 주로는 기성세대의 온전한 양육을 받지 못한 자식들이 맺어나가는 인간관계에 눈길이 갔다.

〈턱관절〉(《연변문학》 2017년 3호)의 경우엔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부녀서사를 다루고 싶었다. 아버지 또는 기성세대의 온전한 양육을 받지 못한 딸은 어떤 련애를 할가, 결혼은 했을가, 당사자를 가장 괴롭히는 문제는 어떤 것일가 하는 것들이궁금했다. 소설을 써나가는 과정은 아버지와 딸을 둘러싼 가족들은 어떤 양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어떤 가족을 제대로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지, 가족이라면 어느 정도의 례의를 지켜야 될 것인지 하는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려정이였다.

〈신발을 넣어줘〉(《길림신문》 2017년 7월 19일)에서는 부모의 직접적인 양육을 받지 못한 자식들이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감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소설을 쓰면서 부모가 옆에 없는 자식은 자유와 책임을 어느 정도까지 느낄가, 그 책임감은 자신에게만 국한될가 아니면 다른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칠가, 자신의 도덕성과 타인의 도덕성을 어떻게 인지하고 분리할가 등 궁금증들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었다.

글쓰기는 지금 내가 어떤 문제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 그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그럼에도 남는 문제는 무엇인지 부단히 생각하고 표현하면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건 나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나 개인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서 사회적인 문제까지 들춰낼 수 있다면 그건 어느 정도는 성공한 글쓰기 방식이 아닐가 싶다.

사람마다 이야기를 얽어내는 재주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작가도 분명있을 것이다. 그럴 때 가만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면 쓰고 싶은 주제나 소재가다가오지 않을가 싶다.

글쓰기는 나에게 있어 현재 나를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하나의 풀이과정이다.

조은경(赵恩庆)

본명 조홍매(赵红梅). 1982년 12월 화룡 출생

연변대학 조선―한국학학원 신문학부 졸업. 한국서울녀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고전문학전공 박사 졸업. 단편소설〈걸어다니는 나무〉, 〈꽃무릇〉, 〈턱관절〉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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