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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99] 조선족민속 탐구의 정초자들(허휘훈편2)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1-02-05 08:12:23 ] 클릭: [ ]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돐 기념 특별기획 대형구술시리즈[문화를 말하다-99](허휘훈편2)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조선족민속을 탐구해 오는 길에서 민속에 뜻을 가진 분들이 탐구사업을 어떻게 진행해왔는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리 조선족의 민속을 보면 19세기 중엽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100여년의 발전로정을 거쳐왔습니다. 조선족민속은 자체의 발전과정에 고유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나름대로 자기적인 독특성을 갖추면서 민족문화의 한갈래로 되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선족민속문화에 대해서 탐구를 진행하고 연구에 나서는 분들도 나타나게 되였습니다.

조선족민속을 탐구하는데서 먼저 언급해야 할 분들은 정초자역할을 한 앞선 세대의 탐구자들입니다.

이 앞선 세대에서 우선 거론하게 될 분은 정길운선생입니다. 정길운선생은 1920년에 출생하였는데 년세가 지극한 때에도 계속 사업을 하시다가 1991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정길운선생은 자치주정부 문화부문의 간부였는데 간부들가운데서 학력이 가장 높은 분이였습니다.

연변조선족민속학회 초대회장 정길운선생(왼쪽)과 황구연로인.

정길운선생은 해방전에 일본류학을 했습니다. 동경대학,동경만몽학교 등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동경류학을 마친 뒤 귀국하여 관내에 들어가서 신사군에 가입했습니다. 신사군에서 정치부 간사,주임 등으로 사업하시다가 해방이 된 후 조선인민군에 편입되여 정치,문화 사업을 하였습니다. 조선전쟁이 끝난 후에 정길운선생은 우리 자치주정부로 오시게 됩니다. 자치주정부에서 줄곧 중요한 문화분야의 일들을 맡아보셨습니다.

처음에는 문화선전부문에서 책임자로 일하였고 후에는 전문적으로 민간문화를 연구하고 작품들을 창작하는 사회단체인 연변민간문예가협회 초대회장으로 사업해왔습니다. 민간의 예인들과 민간문화를 연구하는 연구가들로 이루어진 이 단체는 50년대에는‘민간문예연구회'라고 했습니다. 정길운선생은 줄곧 민간문예사업을 맡아오셨는데 그분의 특징은 옛말을 대단히 좋아하는 것이였습니다. 그는 사업여가를 타서 많은 민간이야기자료를 수집해 왔고 그것으로 여러 권의 민간이야기작품집을 출판하게 됩니다.

정길운선생은 민간문학에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민속문화에도 남다른 흥취를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80년대에 처음으로 《조선족민속》이라는 책 한권을 펴냅니다. 이 책은 조선족사회에서 출판된 책가운데서 처음으로 조선족민속을 다룬 전문서적입니다. 그 당시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에 내용상 전반 조선족민속을 상세하게 서술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족의 인생의례와 민간명절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하였습니다. 이 책은 아주 엷은 책이지만 조선족민속을 탐구하는데서 앞선 세대 연구자들이 이룩한 첫번째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길운선생이 집필한 《조선족민속》.

정길운선생은 문화대혁명기간에 민간이야기를 많이 수집한 것으로 하여 큰 곡경을 치르게 됩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잡귀신'을 타도하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잡귀신'이라는 것은 이른바 문화예술분야에 있는 이름난 예술인들과 전문가들을 반동분자로 지목하여 잡귀신으로 부른 것입니다. 당시 정길운선생은 연변의 문화예술계의 ‘잡귀신'의 우두머리로 지목되였습니다. 그것은 60년대에 만든 《천지의 맑은 물》이라는 민간이야기집 때문이였습니다.

그 때 정길운선생은 연변지역을 포함한 동북지역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옛말을 잘하는 조선족로인들을 만나 많은 작품을 수집하였습니다. 거기서 우수한 작품들을 추려 《천지의 맑은 물》이라는 이야기집을 펴냈는데 주로 장백산과 두만강 주변 지역의 인문지리환경에 대한 아주 재미있는 옛말들을 많이 수록하였습니다. 이러한 옛말들로 묶어진 작품집인데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일부 딴 심보를 품은 나쁜 사람들이 이 《천지의 맑은 물》이라는 이야기집을 민족혈통론을 고취한 반동작품으로 지목하였습니다. 책에서 조선족의 민족전통만 강조하고 당의 지도를 배제하였다느니 뭐니 하는 터무니 없는 죄목을 씌워놓은 것입니다.

결국 이 책에 대한 비판이 연변지역에서 문화예술분야 인사들을 비판하는 대비판운동의 시작으로 됩니다. 당시 《천지의 맑은 물》을 비판한다는 전문 사설까지  연변일보에 났습니다.  연변일보 에 이 사설이 나면서 정길운선생을 위수로 하는 많은 문예분야 인사들이 이른바 ‘잡귀신'으로 몰리게 된 것입니다. 재미있는 일화를 말씀드리면 연변민간문예가협회가 그 당시‘귀신협회'로 불리우게 되였는데 지금도 민간문예가협회의 별명이‘귀신협회'입니다. 문화대혁명기간에 잡귀신들이 모인 곳이라 하여 아주 이상한 이름이 붙게 된 것입니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정길운선생은 의지를 꺾지 않고 계속 민속문화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문화대혁명의 수난을 겪고난 뒤 정길운선생은 개혁개방의 시대를 맞이하여 년세가 많은 상황에서도 그 당시 중견문화인들과 련계를 취하고 여러 모로 노력하여 1985년에‘연변조선족민속학회'라는 사회단체를 조직합니다. 개혁개방이후 연변지역의 민간문화단체들가운데서 제일 먼저 성립된 것이 민속학회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학회가 성립되면서 정길운선생은 초대회장을 맡았습니다. 따라서 그의 인솔하에 민족의 전통문화에 뜻을 둔 예술인들과 전문가들이 민속학회에 모여 조선족전통문화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되였습니다.

앞선 세대가운데서 정길운선생을 특별히 중요한 자리에 모시고 말씀드리는 것은 이분이 조선족민속탐구에서 개척자이면서 선두주자로 활동한 분으로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분의 인솔하에 조성일선생, 박창묵선생 등이 조선족민속을 탐구하게 됩니다. 조선족민속탐구의 앞선 세대에서 두번째로 거론하게 될 분은 조성일선생입니다.

문학평론가 조성일선생.

조성일선생(1936년생,2021년 타계)은 연변대학 조문학부를 졸업하고 처음에는 연변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습니다. 그후에는 사회에 진출하여 연변일보사 문예부 편집,주당위 선전부 선전과 과장 등으로 일하였습니다.그 뒤 선후로 연변문학예술계련합회 비서장, 연변작가협회 주석, 연변문학예술연구소 소장 등을 력임하였습니다. 연변사회과학원이 성립될 때 부원장 직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조성일선생의 문화활동궤적을 살펴보면 이분은 주요하게 문학평론사업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시평론을 주로 하면서 조선족민요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조선족민요에 관한 자료들을 많이 수집하고 또 민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민요연구》라는 책을 펴냅니다. 이 책은 조선족의 전통문화연구에서 처음으로 조선족민요를 전문적으로 다룬 전문서적입니다. 그 당시 이 책은 길림성소수민족문학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조성일선생의 주되는 사업은 문학이였는데 여가를 타서 민속연구를 많이 진행했습니다. 그리하여 80년대 중반에 《조선민족의 다채로운 민속세계》라는 책을 펴냅니다. 이 책은 부피도 두텁고 포괄된 내용도 다양하였습니다.

당시 외래의 학술업적을 제일 편히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은 평양계통이였습니다. 그리하여 조성일선생은 당시 조선학계의 민속연구성과를 많이 섭취하였고 그것을 조선족민속탐구에 도입하여 어느 정도 기틀이 잡히고 내용이 풍부한 수십만 자에 달하는 《조선민족의 다채로운 민속세계》를 펴냅니다. 이 책자도 역시 상을 받게 됩니다. 조선족문화예술분야에서 처음으로 길림성사회과학우수성과상을 타게 됩니다. 조성일선생은 민속탐구에서 일정한 업적을 쌓았고 그후에도 계속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정길운선생과 조성일선생은 조선족민속탐구에서의 앞선 세대로서 정길운선생은 선구자로 자리매김이 되고 그 뒤를 이어 중견역할을 한 분이 조성일선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두 분은 각기 민속탐구 분야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업적을 이룩하였습니다.

정길운선생은 민간이야기에 많은 정력을 투입하였으며 조선족민속탐구에서는 민간명절, 관혼상제 등 분야에서 자신이 다년간 수집하고 연구했던 결과물로 조선족민속에 관한 전문저서를 펴냄으로써 조선족민속탐구에서 처음으로 귀중한 첫삽을 떴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조성일선생이 집필한 《조선민족의 다채로운 민속세계》.

조성일선생은 정길운선생과 같은 선구자들의 지도와 도움을 받으면서 역시 나름대로 민속탐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조성일선생은 시평론을 잘하였기에 민요부문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조선족민속을 전반적으로 다루어 보려 시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조선민족의 다채로운 민속세계》에서는 의식주생활로부터 민간신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내용들을 담았고 서술도 비교적 상세하게 했습니다. (지난 세기) 80년대 당시로서는 조선족민속에 대한 다방면의 지식을 사회에 보급할 수 있었고 이러한 중요한 학술성과로 하여 우수성과상을 받지 않았겠는가고 생각을 해봅니다.

이러한 앞선 세대의 피타는 연구와 탐구에 의해 우리 조선족민속에 대한 연구사업이 뜻깊은 첫걸음을 떼게 되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 민족전통문화탐구에 뜻을 둔 많은 분들이 민속학회에 합류하여 진일보 조선족민속에 대한 탐구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전개하게 됩니다.

글 구성/ 김청수 기자

사진 영상/ 김성걸 김파 정현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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