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2-10-11 14:40:57
] 클릭: [ ] |
-141일간 중국 18개 성, 시, 자치구 2만5,000키로메터를 자유 려행한 한국인 윤규섭씨 만나본다
길림은행 천우룡(왼쪽)리사장이 려행을 떠나는 윤규섭씨를 격려하고 있다.
2021년 3월7일, 아직 쌀쌀한 초봄의 배웅을 받으면서 장춘에서 출발했다가 다시 종점인 장춘에 돌아왔을때는 무더위가 기승부리는 한 여름인 7월25일이였다. 꼬박 141일간, 중국의 18개 성, 시, 자치구 무려 2만5,000키로메터를 이동하면서 자동차로 중국 대륙을 주유(周游)한 사람이 있다.
바로 한국인 윤규섭(60세)씨와 그의 영원한 반쪽인 안해 이순홍씨이다.
장춘에서 장거리 려행을 떠나던 날 아침
‘그냥 떠남’으로 이룬 부부의 첫 인생 버킷리스트
“떠날 때는 24개 성, 3만 5,000키로메터의 려정을 계획하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원인으로 려정들이 다소 줄어 들었지요. 하지만 이 려정만으로도 우리 부부의 인생 버킷리스트(人生目标清单,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적어두었던 작은 꿈을 실현할수 있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감사하고 대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
현재 북경에 있는 중민국제융자리스 부리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윤규섭씨를 인터뷰 차 찾아 갔을때 그가 터놓은 진솔한 고백이였다.
사실 려행이라는 것은 말이 쉽지 정작 실행에 옮기려고 하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려행필수 요소는 아마도 경제적인 여유와 충족한 시간, 그리고 건강일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청년의 준비기와 중장년의 활동기, 로년의 휴식기로 나눈다면 인생에서 이 세가지 필수 수요가 동시에 부합되고 또 충족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윤규섭씨와 그의 영원한 반쪽인 안해 이순홍씨
윤규섭씨는 지금까지 떠났었던 려행의 매 순간들을 떠올려 보면 항상 무엇인가 부족한 상태, 즉 대부분이 시간과 돈의 문제였지만 단 한번도 모든 조건이 풍족하게 마련되였을때 떠났던 려행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때가 되였다고 생각할때, 너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냥 떠났기에 그래도 적지 않은 려행은 즐길수 있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해 의미있게 마쳤던 중국 141일간의 2만5,000키로메터 대장정의 려행도 10년간의 중국 직장생활 완료 통보를 받고 나자 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실행했다. ‘그냥 떠남’이라는 선택의 용기와 결단이 있었기에 려행이 가능할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작은 시골서도 느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중국인들의 우정
윤규섭씨는 2011년도에 한국의 직장(하나은행)에서 주재원으로 중국의 길림성 장춘시에 파견되여 처음 중국생활을 시작한다. 그동안 윤규섭씨는 북경, 심양을 거쳐 다시 장춘에서 직장임무를 마감할때까지 하나은행 장춘분행장, 길림은행 부행장을 력임하면서 10여년 동안을 쭉 중국에서 살아왔다. 그동안 많은 중국친구들도 사귀였고 중국력사와 문화를 공부하면서 적잖은 곳들도 돌아 보았고 중국친구들로부터 ‘중국통’이라는 칭찬까지 듣게 될 정도로 중국과의 인연이 보통이 아니다.
윤규섭씨는 중국에서 다년간 살아 오면서 중국은 ‘하나의 나라’ 라기보다는 ‘하나의 세계’ 였다고 표현하고 싶어했다.
윤규섭씨는 “현재 한국과 중국사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경제, 사회적인 교류가 진행되고 있지만 더불어 량국사이에서 야기되고 있는 일부 모순도 있기 마련”이라면서 “함께 노력하고 해결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연 한국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객관적이며 심도있고 전면적인 리해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규섭씨는 중국과 오랜 인연을 맺고 나름 중국을 알리는 노력을 꾸준히 해온 사람으로서 중국에 대한 려행을 통해 중국에 대한 리해를 푸는 조그마한 실마리라도 제공하기를 바랐다고 려행을 떠나게 된 속내를 터놓기도 한다.
지난해 초봄, 려행을 떠나면서 “자칭 이번 려행을 주제넘게도 주유(周游)라고 이름지었다”고 윤규섭씨는 고백했다. 그 리유는 이번 려정이 단순한 관광이나 투어가 아니고 중국의 땅과 사람,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생활의 속살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기때문이다. 또한 짧게는 지난 10년 중국의 생활속에서, 길게는 중국의 《삼국지》와 《명심보감》을 감명깊게 만났던 학창시절에서부터 항상 마음 한구석에 남아 끊임없이 자신의 인문학 욕구를 자극해주던 중국이라는 화두를 그 대륙의 구석구석을 돌며 직접 확인하고 싶은 강력한 욕망이 있었기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차체에‘길림과 하나의 길을 열어 중국대륙을 밟아가다’ (吉韩路通 踏遍神州)라고 붙혔다
려행을 떠나기에 앞서 려정을 함께 할 차량에 ‘길림과 하나의 길을 열어 중국대륙을 밟아가다’ (吉韩路通 踏遍神州)라는 작지만 그 뜻은 결코 작지 않은 플래카드와 하나은행(韩亚银行)과 길림은행의 작은 기발 스티커를 붙였다. 자신에게 삶이 터전이 되여준 고마운 두 직장에 대한 조그만 감사의 표시라고 윤규섭씨는 해석했다.
차량에 하나은행(韩亚银行)과 길림은행의 작은 기발 스티커를 붙였다
윤규섭씨는 하나의 나라를 전면적으로 리해한다는 것은 그 나라 사람들도 벅찬 일이라고 말한다. 하물며 하나의 세계인 중국을 리해한다는 것은 누구도 쉽게 할수 있는 말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두들 리해할수 없을지라도 중국을 리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인 문화사상과 력사, 공산주의를 리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딱딱한 공부를 더 딱딱한 책상에 앉아서 하기보다는 즐거운 려행을 따라가며 중국 대륙 곳곳에 흩뿌려져 있는 많은 왕조와 력사적 인물들과 그들이 남겨놓은 별들만큼이나 많고 재미있는 스토리의 흔적들을 찾아서 끼우고 맞추어가는 려정은 그 자체로 멋진 중국공부의 과정이 된다고 주장한다.
려행과정에서 중국인들의 한국과 한국사람들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가는 곳마다 느낄수 있었다.
윤규섭씨는 이번 려행중 중국의 외진 변방과 작은 시골에서도 쉽게 느낄수 있었던 중국인들의 한국과 한국사람들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은 한편으로는 이웃이기에 생길수도 있었을 부정적 감정을 덮고도 남을만큼 강력하고 두터운 것이였다고 터놓았다. 그는 이번 려행은 자신이 그동안 공부해왔던 중국에 대한 지식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중국과 중국인들에 대한 리해를 더욱 깊게하는 기회였음에 감사하며 이러한 느낌을 앞으로 중국려행을 꿈꾸고 있을 미지의 한국려행가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거리 운전과 숙소 구하기가 제일 고역 ...그러나 매일매일 새로운 감동 느껴
“려행을 하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감동을 느꼈습니다. 점입가경(渐入佳境)이라고 점점 더 감동스러운 려행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고 치벽하고 외진 곳들에 숨어있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의미있는 고적과 아름다운 명소들을 찾아내여 만나는 짜릿한 쾌감도 맛보았지요”
윤규섭씨는 중국은 땅이 너무 크고 많은 사람들이 오래동안 남겨둔 흔적들이 첩첩이 쌓여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들여다 보면 무궁무진한 자연과 력사, 문화, 인문의 여러 소리들을 어디가나 만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려행은 인문에서 출발해서 자연에로,현대 근대에서 시작해서 고대, 원시로 돌아가는 전 과정을 다 돌아볼수 있었던 줗은 과정이였다고 말했다.
장쾌한 메리설산의 일출
산서성 응현목탑(应县木塔)
특히 윤규섭씨는 현존하는 목탑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높은 산서성 응현목탑(应县木塔)의 천년세월이 묵어서 뿜어내는 아름다움은 경이롭기까지 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운남, 사천, 청해, 감숙, 녕하 등 많은 곳들의 중국소수민족 문화에 대한 이색적인 체험을 비롯한 인문학적 문화나 기록도 그렇고 가없이 펼쳐진 평원과 구릉, 설산과 대초원의 아아하고 장쾌한 풍경과 자연의 신비로움 등 려행에서 만난 허다한 느낌과 감정들이 오래오래 삶을 아름답게 반추할 소중한 정신적 식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려행에서 만났던 잊지 못할 풍경들
141일간의 기나긴 려정 내내 하루평균 180키로메터를 이동했고 목적지도 수시로 변경되면서 긴 시간을 운전하는 수고와 매일매일 머무를 숙소를 구하는 것이 제일 큰 고역이였다고 윤규섭씨는 터놓았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하루의 일정을 정리하고 감사하는 시간, 현지의 백주 한잔이 주는 위로와 안위는 참으로 따뜻했다고 윤규섭씨는 행복해 했다.
낯선 곳에서 하루의 일정을 정리하고 감사하는 시간
“려행이든, 생활이든 대부분의 지나간 일들은 추억이라는 너울을 쓰게 되면 신기하게도 스스로 미화되고 아름다워 집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일이라면 기억의 강도는 더욱 세지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갈수 있는 에너지가 될것이기에 이번의 중국 주유는 앞으로도 우리가 다시 도전해야 할 또 다른 인생려행의 자양이 되고 거름이 될 것입니다”
해발이 높은 지역에서는 산소호흡기를 써야 했다
윤규섭씨는 비록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긴 려행을 마치고 돌아왔을때 형제들과 친구들이 자신에게 보내주었던 부러운 시선과 따뜻한 격려를 결코 잊을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북경에서 살면서 윤규섭씨는 중국이 건국에서부터 세인앞에 내세웠을 천안문성루에 걸려있는 ‘세계 인민의 대단결 만세’(世界人民大团结万岁)라는 구호를 매우 흔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이‘중화부흥'이란 큰 꿈을 이루어 가면서도 ‘세계인민의 대단결'을 주도하여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중국의 모든 성과 시, 자치구를 돌아본 첫 한국인이 되고 싶다”
윤규섭씨의 ‘주유중국’은 아직 진행형이다. 지난해 계획했던 3만5,000키로메터의 려정을 채 완수하지 못한 아쉬움도 남아 있지만 중국은 참으로 너무 크고 넓은 곳이여서 아직도 가봐야 할 곳이 많기때문이다. 그는 해외려행을 부러워하는 중국친구들한테 중국에 모든게 다 있다고 말하군 한다. 중국에 살면서 쉽게 갈수있는 곳이 그래도 해외보다는 중국이니 먼저 중국을 돌아보라고 권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력사, 문화, 인문 다 있기때문이다.
느낌이 큰 풍경들을 마주하고 비로서 내면을 돌아보게 되는 려행의 느낌은 무엇일가?
“6개월 정도 예산해서 신강, 서장 등 지역과 아직 못가 본 중부지대를 거쳐 돌아 오고 싶습니다. 아마 그때면 제가 중국의 모든 성과 시, 자치구를 돌아본 첫 한국인이 되지 않을가 싶습니다”
중국 141일간의 2만5,000키로메터 대장정의 려행 발자취
윤규섭씨는 또 한번의 새로운 중국대륙 려행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려행을 딱히 언제 떠날지는 아직 결정된바가 없다. 전에도 그랬듯이 그는 아마 ‘그냥 떠남’의 려행을 훌쩍 떠나 대지에 길을 묻고 또 그가 찾고자 하는 소중한 려행의 목적과 삶의 행복을 꼭 이루어 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길림신문 안상근 김파 김영화 김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