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닫기

[시] 더워, 더워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5-08-19 13:49:33 ] 클릭: [ ]

시원한 랭면 같은

이야기를 주세요

내 몸안의 물이 몸밖으로

줄줄 흘러요

더워서 헐떡이며, 나 지금

이런 시를 쓰고파요

여름밖으로 도망쳐 그늘 찾으려는 어른과

여름속으로 들어가 물장구 치려는 아이

사이

 

잘 구워진 꽃잎이거나

잘 마른 락엽이거나

혹은 화석 같이 굳어진 푸른 이끼이거나

더워 헐떡이는자의 아침엔

한쪽이 마른 우물구멍처럼 푹 패인

태양이 뜬다

물을 찾아

물의 흔적을 찾아

화성으로 가야지

도랑이며

강이며

바다이며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콸콸 쏟아지는 물이며

물이 차넘치는 지구

물이 마르고있단다

인간의 목마름은 현재진행형이고

더 심각하게 미래형이란다

작게 숨쉴수 있게 만들어진 작은 입과

작게 배설할수 있게 만들어진 작은 구멍

나비가 날아가 앉을수 있으면 되지

나비의 날개에 확 불이 붙기전에

나비의 수염에라도 물 한방울 묻혀

우린 작은 손을 내밀어 얼굴을 씻고

빙산 한쪽 끄트머리에 앉아쉬는 새의 날개에

우리의 주문을 적어주자

물도적으로 태여나지 못하고

불도적으로 태여난 프로메테우스

잘 마른 짚단 같이

불을 달면 확 불길로 치솟고

물을 부으면 끝없이 물을 마시는 하마가 되는

잘 마른 짚단 같은 지구에

프로메테우스, 도적질한 불씨를 떨굴건가

이제라도 물도적으로 탈바꿈해

화성에 가서 물을 도적질해다 쏟아부을건가

아, 더워 더워

내 몸안의 물은 자꾸만 내 몸밖으로 흐르고

내 작은 입은 마른 강바닥에 드러누운 붕어새끼처럼

뻐끔뻐끔 마른 입술을 벙긋거린다

시원한 랭면 같은 이야기 대신

뜨거운 오뎅 같은 이야기로

아, 뜨 뜨거워, 아, 더 더워, 숨 숨이 차

헐―떡 헐―떡

푸―우 푸―우

 

이런 시를 쓰고말았네요

랭면발처럼 긴

오뎅처럼 뜨거운…

 

        /조광명

0

관련기사 :

 
연변부동산
21세기중국정보사이트-백두넷
한길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