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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이명(耳鸣)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6-05-25 11:25:28 ] 클릭: [ ]

나의 왼쪽 귀에서는 늘 귀울림소리가 난다. 이명을 앓은지 15년째이다. 혹은 《난청》이라고도 한다. 처음 발견후 연변병원에 가서 치료하고 중의원에 가서 이름 있는 의사들의 처방대로 첩약을 몇달씩 달여먹고 침도 맞았지만 이놈의 병은 웬 일인지 낫지 않았다.

서의들은 신경성이라고 하고 중의들은 무슨 신장이 허해 그렇다고 하고 《돌파리 의사》들은 뚱딴지같이 혈액이 잘 통하지 않아 그렇다 했다. 민간의 얼뜨기들은 영양이 부족해 그렇다고들 하니 이건 젠장 시어미 말을 들어야 할지 며느리 말을 들어야 할지 아니면 그 중간에서 이리 맞히고 저리 맞히는 둥글소 불중태 역할이나 하는 아들놈의 말을 들어야 할지 중구난방이다.

하여 나는 아예 똥집하고는 거리가 멀기에 일체 치료를 거부하고 그대로 방치해두었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요놈의 소리는 참으로 미묘하면서도 기괴하다. 보통 풍선을 띄우는 소리 같아 바람 새는 소리와 흡사하지만 어떨 때는 전선줄이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귀뚜라미 우는 소리 같기도 하다. 딱히 뭐라 이름할수 없지만 아무튼 컨디션의 좋고 나쁨에 따라 소리의 높낮이나 강약이 다르다.

이상의 소리들은 뭐 좋은 소리여서 돈 주고도 사서 듣는 소리가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 이런 소리들은 기분이 좋을 때만이 듣기 좋다는것을 부디 명심해두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년이나 혹은 하루에 기분이 좋을 때가 과연 얼마나 될가? 인생은 누구라 없이 짐을 지고 살며 인생 그 자체가 곤혹이고 모지름이라고 하지 않는가? 세상이란 나 혼자만이 살기에도 버거운데 부모, 남편(혹은 안해), 자식, 형제, 친척, 직장, 동료, 친구… 이 모든 관계가 거미줄처럼 엉켜있어 그 어느 한가지도 신경을 쓰지 않을수 없으니 그야말로 많은 《질》중에서도 사람질을 하기가 가장 바쁘다는 얘기가 되겠다.

그래서 누군가는 가장 어려운 기술이 살아가는 기술이라고 했는가부다. 그도 그럴것이 삶은 꿈과 현실의 연장이며 희망과 좌절의 갈등이고 웃음과 눈물의 일상이며 고뇌와 번뇌의 소용돌이라 하겠다. 더우기 요즘 같은 경제와 물질 만능의 경쟁시대에 인간으로 살아간다는것이 그렇게 행복한 일만은 아닌것 같다. 그만큼 생활의 수준은 올라갔지만 아직 삶의 질은 향상됐다고 떳떳이 말할수 없는것이, 오늘날 행복지수가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것만 봐도 그 까닭이 아니겠는가? 솔직히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가정과 직장, 그리고 사회의 이모저모에서 허다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있다. 어쩌면 우리는 스트레스란 커다란 그릇에 담겨서 사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귀도 짜증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일이 일고 마치 경운기 발동기가 들어박힌듯하다. 그럴 때면 나는 무조건 하던 일을 멈춘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다. 말하자면 소리로써 소리를 제압하는 나만의 비법이라 할가?

예전에는 트로트를 좋아했지만 요즘에는 발라드와 록을 좋아한다. 발라드는 가슴에 스며들어 좋고 록은 심장을 흔들어서 좋다. 특히 대금소리도 좋지만 색스폰이나 비올라 소리는 더 좋다.

나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다 비운다. 마음을 비운다는것은 욕심을 비운다는것이다. 욕심을 비우니깐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나는 스트레스란 물건도 욕심에서 생긴다는것을 알기에 적어도 내 몸을 위하는 차원에서라도 그렇게 마음을 비우는 법을 습득했다.

이 시각에도 나의 귀에서는 여전히 소리가 난다. 어쩌면 비올라소리가 나는것 같기도 하다. 나는 비올라소리를 무척 좋아한다. 그렇다면 누가 나의 이 비올라의 선률에 아름다운 가사를 달아줄수 없을가? 그리고 그 고운 노래를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이가 불러준다면 오른쪽 귀도 이명에 걸린다 해도 굳이 탓하지 않겠다.

 

                                                                        /김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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