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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취자, 우리는 누구인가(17)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08-07-15 15:20:29 ] 클릭: [ ]

당신과 나 그리고 당신과 나

글제가 이상하다.《당신과 나》면 되는것을 왜 또 거듭 강조하는가?

수많은 조선족들이 한국행을 하면서 부딪치고 억울하고 석연치 않았던 일들을 쪼개고 쪼개서 따져보면 바로 《당신과 나, 그리고 당신과 나》에 대한 관념이 다르기 때문이였다는것을 늦게나마 깨닫게 되였다. 기실 요즘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도 석연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있다.

한마디로 우리 조선족식 사유와 한국식 사유가 다른데 우리끼리 좋아 까불었단 말로 리해를 해도 된다는 말이다. 우리절로는 열심히 한다는 일이 한국사람들에게는 먹혀들지 않았다고나 할가? 하여간 요즘 회사가 뒤숭숭해서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춘송씨가 건강검진에서 가까스로 통과되고 출근이 허락되면서 그런대로 일이 되는가 싶었는데 생각밖의 일들이 벌어져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였다.

우리 용접반의 친구들은 서로 웃으며 지껄이지는 않아도 화목하게 지냈고 외국인인 나와는 그래도 형씨를 호칭하였댔는데 지난 화요일부터는 왠지 서먹서먹해진것이다. 그날, 야간작업을 할 때였다. 온 하루 무거운 오토케리지를 끌고 다니면서 맑은 공기 한숨 제대로 못쉰 내가 장비를 끌어다 새 작업터에 옮기고 단숨에 투피스(두벌 용접으로 끝내는 작업)와 완피스(일차의 용접으로 작업을 끝내는 용접)를 한줄씩 하고 땀이 비오듯해서 담배 한대 붙였다. 마침 새로 임명된 반장님이 순시차로 들리셨다가 하시는 말씀이 《오토가 이렇게 늦어서야 참, 좀 빨리 하세요》다. 담배가 중요한것이 아니고 또 반장의 말이 싫어서도 아니였지만 어쩐지 울컥하고 뭔가 치밀었다.

금방 입사한 철룡이한테 그래도 선배라고 오토를 가르치고 그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을 마무리짓느라고 진땀을 흘렸는데 돌아오는것이 그따위 불만과 하대가 섞인 야유일줄이야! 일이 늦어진것도 아니고 이전에 비하면 훨씬 빠른 작업이라고 대답했더니, 하시는 말씀이 《웬 말대꾸냐? 일하기 싫으면 가!》 반말도 아닌 하대가 분명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래도 먼저 하던 반장은 말끝마다 《힘들지 않냐?》를 첫마디로 하였는데 하대를 받고 보니 기분이 별로다. 나보다 훨씬 아래인 사람이 《가라!》를 서슴없이 뱉을 땐 무슨 문제가 있었을상싶은 일이다.

내가 평소 시시한 말을 하기 싫어하고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느라고 머리를 수긋했는데 아마 어리숙해보인것은 아닐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쪼꼬만 새끼!》하고 본색이 들어날번도 했지만 참았다. 나외에도 뒤에는 이런 일자리나마 힘들게 찾은 형제같은 친구들이 셋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숙사에서 일의 자초지종을 대강 들어서 알게 되였다. 전씨성을 가진 공구장님은 사람 좋은 분이였고 평소 우리 조선족들을 많이 생각해준 분이셨는데 왜 학송씨와 말싸움이 벌어졌는지 모른다. 일의 경과는 대략 이렇다. 학송씨가 일하다가 뻰찌를 쓸 일이 있어서 공구장한테 세번이나 찾아가서 좀 쓰자고 했지만 없다고 밀막아버리니 이 큰 회사의 공구실에 뻰찌 하나 없냐고 성질 꼿꼿한 학송씨가 중국인이라고 업수이 본거라고 생각해 《개새끼》가 나온것이다.

대판 싸움끝에 학송씨는 오후 세시쯤에 《더럽다! 콱 잘 살아라》 하고 집으로 돌아가버리고 멋모르는 나와 임씨가 곁들려서 욕을 본것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중국에서라면 다른 사정일테지만 한국에서는 생각밖의 결과가 나올수 있다는것을 처음 알았다. 춘송씨가 건강검진에 통과되여 안전교육도 받았지만 아직도 출입증이 발급되지 않아 고생이다. 나와 장난소리도 서슴지 않던 한국인 용접사들이 따로 일자리를 찾아나가느라고 분주하고 또 부디 있는 동안 기량이나 잘 닦으라고 부탁하는 동생들도 많아졌다. 무슨 일일가? 궁리를 해봐도 알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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