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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반가워라 교향악단이여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연변일보 ] 발표시간: [ 2013-02-06 12:21:56 ] 클릭: [ ]

지난 1일 저녁, 연변예술극장은 교향음악의 장쾌한 선률과 더불어 격정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청중들은 오랜만에 수준급 교향음악회와 만나는 희열을 느끼였다.

교향악작품만 무려 아홉곡, 레퍼토리는 풍성했다. 명절 분위기에 알맞는 리환지(중국)의 《춘절서곡》에 이어 리면상(조선)의 《그리운 내고향》의 눈물겹도록 절절한 정서가 굽이치면서 음악회는 초반부터 례사롭지 않은 예술경지를 예고했다. 베르디(이딸리아)의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이 클라리넷과 플루트의 애절한 선률과 관현악의 력동적인 연주의 하모니를 이뤄냈고, 오펜 바흐(프랑스, 독일태생)의 오페라 《지옥의 오르페우스》서곡이 아름다운 멜로디와 명쾌한 률동으로 청중의 마음을 한껏 달구었다. 역경, 운명, 승리, 환희의 깊은 정감을 담은 베토벤(독일)의 《교향곡 제5번(운명)》 제4악장은 음악회의 고조를 이루기에 손색이 없었다.

관현악과 함께 한 젊은 가수들의 저력도 한몫 했다. 웨버의 유명한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를 열창한 소프라노 황매화의 음질과 성량이 깊은 인상을 남기였고 근래에 두각을 내민 흔치 않은 바리톤(남중음) 김학준의 《황하송가》 역시 그 웅글진 목소리와 절제있는 표현력으로 청중의 공명을 자아냈다. 특히 드라마 《장백산아래 나의 집》주제가 《아리랑정회》를 부른 소프라노 한선녀는 갈고닦은 음색과 섬세한 곡상처리로 중견독창가수다운 품위와 세련도를 보여주었다.

교향음악회답게 기악독주도 이채로왔다. 고난도의 기교가 필수인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방랑자의 노래)》을 연주한 오신화의 바이올린독주는 당년의 수석바이올린 박재범과 김재청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회의 꽃이였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음악회의 령혼인물은 패기넘치는 악단지휘 조예천이였다. 작심한듯 열광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면서 조예천은 청중의 령혼에 불꽃이 튕기게 했다.

그가 지휘한 격조높은 음악회는 사실상 연변교향악단의 탄생을 공식 선언한셈이다. 교향악단 창단은 예술인들의 숙원이였으며 우리 음악발전의 자연스러운 귀결이기도 하다. 거론된지는 오라지만 설립은 주춤거리다가 작년 자치주 60주년 기념공연부터 종목단에 연변가무단교향악단이라는 표기가 조심스레 나타났었다. 이번에 새봄맞이 음악회를 수준급 교향악음악회로 엮어내면서 연변은 마침내 결정적으로 교향악단의 탄생을 반갑게, 자랑스럽게 맞이한것으로 풀이된다.

연주자의 음정이 의심스러운 곳이 전무한것은 아니였다. 종전처럼 음향장치 데시벨이 너무 높아 고음부분이 거친 소리로 들리는 감이 없지 않았다. 무대배경도 남의 나라 음악홀보다는 고향 대자연의 화면이 낫지 않았을가싶기도 했다. 허지만 이런것들은 다 묵과할수 있는것이다. 중요한것은 음악회가 보여준 격정이고 정열이다. 지역적페쇄성을 탈피해 세계와의 교감을 이뤄낸 교향음악회의 개최라는 사실, 우리 음악사에 일대 사변으로 기록될 연변가무단교향악단 창단이라는 사실이 중요한것이다.

선배들이 사뭇 렬악한 조건하에서 관현악단과 합창단으로 출발했던 선견지명을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할 필요가 있다. 60성상을 성장한 자치주가 국제적인 두만강개발, 동북아협력의 금삼각지대로 부상한 상황을 배경으로 교향악단(자치주의 품위와 예술수준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문화부호) 설립의 당위성도 깊이 되새겨볼 일이다. 이번 음악회의 여세를 몰아 소형, 대형 정기연주회가 정착되고 합창단이 부활하기를 주문하고싶다. 이번 연주회종목들과 교향악단 창단의 뜻깊은 사연이 매체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폭넓게 부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장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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