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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문화부호를 살리는 행보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3-07-15 10:49:44 ] 클릭: [ ]

근래의 신문 뉴스들이 전하는 새로운 조짐들이 무등 반갑다.

그중 하나는 귀향을 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다. 인구이동의 썰물에 실려 타향이나 외국에 나가 생업을 개척하다가 고향의 도시와 농촌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무슨 대세라고 하기에는 시기상조이나 그런 조짐이 태동하고있는것만은 확실하다.

또 하나는 여러 시, 현 문화관이 가무단 부활의 태세를 보이고있다는 점이다. 언젠가부터 연길을 제외한 각 시, 현 가무단이 자취를 감추고 문화관만 남아 현상유지를 하는가싶었는데 근래에 와서 화룡, 도문, 룡정, 훈춘 등 시, 현 문화관들이 경쟁을 하듯 인재유치와 더불어 준가무단급의 알쭌한 출연진을 무어 맹활약하고있다고 한다.

둘 다 긍정적인 조짐이지만 나는 일단 시, 현 가무단 부활의 조짐에 관해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사실 인구 200여만의 지역에 예술단체가 한둘뿐이라면 너무 단촐하다. 예술단체의 뒤기운을 마련하고 기층에까지 살맛나는 문화분위기를 조성하기가 어려울것이기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여러 시, 현 가무단이 한때는 시민과 농민들 정감생활에 있어 감로수와도 같은 존재였다. 시, 현 소재지는 물론 여러 향, 진과 마을들을 순회하면서 그들은 대지에 뿌리를 박고 대중들과 예술을 공유하였다. 예술적으로 공명과 소통이 이뤄지는 고장은 공기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르다. 사람들은 인격을 넘어 품격을 지닐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왕년의 시, 현 가무단은 대중의 숨결을 담아내고 대지의 기운을 살리는 예술작품의 산실이였다. 김성민, 리록순, 김봉호를 비롯해 우수한 창작인재들이 여러 시, 현 가무단에서 활약했었다. 궁벽한 왕청에도 가무단이 있었기에 《논물관리원》김세형 작사, 윤송령 작곡)같은 흙냄새나는 애창곡을 남길수 있었지싶다.

시, 현 가무단은 또한 예술인 성장의 요람이기도 했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성악가들인 김영철, 송일을 망라해 허다한 성악, 기악, 무용예술인재들이 시, 현 가무단출신임을 우리는 알고있다. 그리고 기층가무단의 존재는 우리의 예술 교육과 실천이 선순환으로 맞물릴수 있게 하는 경로의 하나였던 셈이다.

극장이란 무엇이고 예술단체란 무엇인가? 유야무야해도 무방한 무용지물? 기껏해야 변죽만 치는 경제건설의 부속물?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요긴해보인다. 올해초 상해를 방문했던 로씨야의 명지휘 게르기예브의 말이 생각난다. 극장운영을 《민족의 영광》을 이룩하는것이라며 그는 《문회보》기자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문화부호는 둘이다. 케네디예술센터와 링컨예술센터가 그것인데 로씨야의 위대한 문화 역시 강유력한 부호가 필요하다… … 내가 마린스끼라는 예술브랜드를 경영하는것은 돈벌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예술상에서 중국내지 세계의 청중들에게 증언을 하기 위해서다.》

게르기예브는 2000명의 성원을 자랑하는 교향악단, 합창단, 발레단, 오페라단을 이끄는 마린스끼극장 총감독이고 예술감독이다. 이런 방대한 규모와 단순비교를 할수는 없지만 그러나 후쏘련시대에 마린스끼극장의 력사적인 성망을 되살리고 로씨야의 문화부호를 세계에 증언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의욕적인 예술가, 극장, 예술단체를 《민족의 영광》, 나라의 《예술브랜드》와 《문화부호》로 간주하는 게르기예브의 탁견과 의지만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바가 크다고 해야 할것이다.

생각해보면 사라졌다가도 일어서며 부침을 거듭하는 저 시, 현 가무단의 모지름은 기실 우리의 심령의 깊이와 정신의 높이를 대표하는 문화부호를 살리는 행보가 아닐가?

우리도 중량급의 연변교향악단이 서고 시, 현급에선 수준급 가무단이 부활한다면 우리의 영광과 문화부호를 빛내면서 문화와 정신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를 맞이하는데 유조하지 않을가?

우리의 문화부호가 진실로 선명하고 강유력하다면 물고 트인 귀국귀향 창업자들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가?

/ 장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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