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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일]청명을 맞으며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7-03-29 13:07:03 ] 클릭: [ ]

우리 민족 바른 전통(1)

해마다 청명절에 즈음하여 부슬부슬 봄비가 온다. 이때면 태양의 황경이 15°에 있을 때여서 하늘이 가장 맑다. 그래서 맑을 청자에 밝을 명자를 붙여서 부르는 것이다.

청명은 24절기중 다섯번째 절기이다.

어제는 어느 모임에 갔다가 한 부부의 잔잔한 다툼을 목격하게 되였다. 이미 장성한 딸의 결혼을 앞두고 부부간의 의견이 엇갈리였다. 지난해 어머님을 잃은 남편은 청명에 산소에 성묘를 다녀와야 한다고 하고 안해는 따님이 결혼하는 해에는 어떤 경우에도 산소에 갈수 없다고 우긴다. 그래서 그 질문이 나한테 돌아왔는데 그 자리에서는 어느 편을 들어줄 수도 없고 해서 참 답답했었다. 물론 이러루한 일을 보고들은 것이 한두번만이 아니였다.남의 일이구해서 이전에는 그냥 넘겨버렸지만 이제는 그냥 그렇게 지나쳐버릴 수 없었다.

옛날 《동국세시기》라는 책의 기록에 의하면 청명날에 사람들은 버드나무와 느릎나무를 비벼서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고 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이나 판서와 같은 문무백관들에게 나누어주고 또 각 고을의 수령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 행사를 사화 (赐火)라고 했는데 옛날에는 불을 피우기도 어려웠지만 역시 꺼지기도 쉬운지라 습기나 바람을 잘 막는 불씨통(藏火筒)에 담아 조선팔도로 불을 보냈다. 한편 백성들은 이날 낡은 불을 끄고 임금이 내려보내는 새 불을 받아오는데, 그 사이에 불이 없으니 따뜻한 밥을 먹을수 없게 되였다해서 지금의 한식(寒食)명절의 유래가 나오게 된 것이다.

바로 그러한 신성한 새 불을 일으키는 날이 청명이요, 또 이 새 불을 온 나라 백성이 나누어 가짐으로써 동심일체의 한나라 백성임을 재확인 하는 날이 바로 한식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하는 젊은이든, 그 부모든, 이렇게 좋은 날인 청명에 집안의 어르신의 산소에 성묘를 가는 것이 안된다는 도리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내가 보기에는 정말 말도 안되는 황당하고 무지 할 뿐만 아니라 암둔하기까지 한 풍속이다. 아니 이는 절대 우리 민족 고유의 풍속은 아니다.

우리 민족의 고유풍속에는 청명의 성묘는 신성한 날이다. 어찌 결혼을 앞두었다고 해서 성묘를 안한단 말인가? 중국의 한족들도 이날을 가족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선조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성대한 날로 여기고 있다. 옛날에는 청명에 성인들의 권화에 의해서 왕들이나 장군, 재상들이 조상을 기리는 큰 제사를 지내군 했는데 그걸 본 백성들이 본따서 지내게 된것이 지금의 청명날 성묘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결혼을 앞두고 산소에 가면 안된다는 말을 대체 어디서 들었습니까?” 하고 질문해보았다. 그랬더니 나오는 대답이 “누가 그러는게 아니고 다들 그래야 된다고 하던데요.”이다. “그럼 다들 왜서 그렇게 말하는건가요?” 하고 질문하였더니 잘 모르겠지만 그냥 좋은날에는 산소에 안간다고들 한다. 좋은 날에 산소에 안간다면 나쁜날에 가야 하는가? 그렇지도 않을 게 뻔하다. 그런데 또 한술 뜬다.

“그리하면 좋다는데, 좋다는대로 하면 되지 자꾸 캐물어 뭘합니까?” 정말 어처구니없이 코막고 답답한 말이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청명을 아주 중히 여겼다. 이제 곧 결혼할 자녀들은 종묘에 가서 ‘곧 부부가 됨’을 알린다. 그리고 곧 해산을 앞둔 임신부도 종묘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순산을 빌고 자손의 번창과 가족의 건강을 빈다. 그게 우리의 전통문화였다.

실은 우리 조상들만큼 성묘를 자주하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옛날에는 일년에 적어도 네번을 성묘했다. 봄에는 청명에, 여름에는 중원(中元은 음력 7월15일.), 가을에는 추석(秋夕, 中秋)에, 겨울에는 동지(冬至)날이였다.

얼마전에 방영된 드라마를 보면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가 돌아가신 부모님의 무덤앞에 가서 성묘하고 이제 결혼하게 됨을 알린다. 돌아가신 부모나 조상의 묘소앞에서 곧 있게 될 집안의 행사를 알리고 마음으로 기리면서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 바로 이것이 우리 민족의 문화전통이다.

옛말에 뿌리가 든든한 나무는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고 했다. 조상의 음덕을 잘 기리는 가족이 번영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신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을 말한다. 조상에게 성묘를 하는 것을 미신활동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제사나 성묘에 빠져야 하는 부류도 있기는 있다. 해산을 앞둔 임신부나 신체가 허약한 사람은 될수록 제사나 성묘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돌아가신 선친을 기리다 너무 슬퍼서 신체에 영향을 줄수 있고 또 성묘를 위해서 산발을 타다보면 임신부의 건강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마다의 가치판단이 다르기에 그만큼 전통문화와 미신, 종교에 대한 구분에도 차도가 있을 수 있기마련이다.

그러나 어찌되였건 뿌리가 든든한 나무가 크고 높이 자라듯이 자신의 선친과 조상을 잘 모시고 가꾸는 가족이 번영하게 됨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나도 이제 다녀올 선친의 성묘를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하다가 멀리 창문가를 내다 보았다. 봄비가 내리는 창가로 이제 푸름이 깃드는 산자락이 저 멀리 바라보인다. / 김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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