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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우리말 교육과 전통문화체험기지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09-09 16:31:17 ] 클릭: [ ]

리성일

오늘날 세계화,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척됨에 따라 우리 조선족들은 전통집거지역이였던 동북지역을 떠나 산해관을 넘어 북경, 상해, 청도, 심수 등 대도시와 연해도시에로 이주하여 점차 새로운 생활공간을 형성하게 되였다. 이러한 새로운 생활터전은 우리 개인과 가정에 더없이 중요한 발전 기회와 신분 상승공간을 가져다주었지만, 사회적 발전과 문화전승 차원에서는 다른 하나의 도전에 직면하였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우리 민족의 문화와 언어, 나아가 교육환경을 접할 수 없는 후대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민족의 전통을 계승, 발전해나가는 것이 이 지역사회에서의 준엄한 과제이다.

이런 차원에서 2013년 3월에 북경에서 조선족주말학교인 ‘정음우리말학교’가 조선어수업을 시작하였다. 이에 기초하여 2015년 9월에 북경과 가까운 하북성 연교에, 2016년 9월에 순의구에 ‘정음우리말학교’(교장: 정신철, 중국사회과학원 2급 연구원, 중국조선민족사학회 회장)가 설립되였다. 후에 천진, 장가계, 서안 등지에 ‘정음’이라는 명칭을 단 조선어주말학교가 세워졌으며 전국적인 협조단체로서 도시우리말교육협의회가 만들어져 매년 교사 연수회를 개최해왔다. 이제 정음은 바른말, 바른소리라는 기존의 뜻에서 도시우리말학교의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알다 싶이 언어는 환경의 제약을 많이 받는다. 물론 가정환경, 사회환경, 교육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우선은 가정환경이며, 학교의 교육환경도 그 영향이 매우 크다. 우리말 교육환경과 시스템이 결여된 대도시에서 태여나서 자란 조선족어린이들은 어느 정도 우리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학교나 사회에서 거의 사용할 기회는 없다.

기실 모어라고 하여도 장기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언어의 퇴화가 초래된다. 비록 주말학교에서 언어를 일정하게 배웠다고는 하지만 일단 그 사용이 결핍하면 언어의 진보를 운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주말학교 교육의 효과를 어떻게 하면 극대화시킬 수 있을가. 지난 8월 30일에 현판식을 가진 북경 ‘정음우리말학교’ 전통문화체험기지가 여기에 훌륭한 답안을 주고 있다.

언어학습의 목적은 사용이다. 그리고 언어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자기들 또래의 조선족어린이들과 같이 뛰놀고 즐겁게 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북경시 회유구에 있는 아리랑생태문화원(사장: 방경화)에 북경 ‘정음우리말학교’ 및 도시우리말교육협의회의 전통문화체험기지를 설립한 것은 우리 어린이들로 놓고 보면 그들에게 민족의 전통문화와 언어, 례의범절을 동시에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시험기지와 훈련장소가 생긴 셈이다.

전통문화체험기지에서 어린이들이 비빔밥, 김치, 김밥 등 전통음식을 같이 만들고 그네도 뛰고, 한복을 입고 례의범절을 배우는 진풍경이 펼쳐져 도시에서의 우리말 교육의 자랑찬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우리 민족의 언어는 우리가 우선 사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우리말과 우리글 관련 연구소가 130여개가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 스스로 언어와 문학을 연구하는 대학은 중앙민족대학과 연변대학 밖에 없다. 앞으로는 편리해진 해외류학까지 고려한다면 대학에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배우는 타민족 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이제 대도시에서 자란 우리 애들 대부분이 우리말과 우리글을 몰라 우리말과 우리글로 교류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으니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때문에 무릇 조선족이라면 더구나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랑하고 배워야 하며 사용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후대들에게 우리말과 우리글을 배울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마련해줌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실 전통문화체험기지의 설립은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사회 각계의 공동한 노력과 협조를 통해 이루어졌다. 급변하는 시대는 너나가 힘과 지혜를 모아 보다 많이 실천할 것을 바라고 있다. SNS(사회성 인터넷 봉사마당)에서의 여러가지 진지한 토론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절실하게 필요한 사회적 수요가 무엇인가를 과학적으로 조사, 분석해보아야 한다. 소그룹(小圈子)주의를 극복하고 일반 대중과 사회 기층에 심입하여 진실한 상황을 실제적으로 료해해야만이 사회의 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그 어떠한 훈시보다도 팔을 걷고 땀을 흘리며 같이 기울이는 노력과 운명공동체의식이 매우 필요하다.

북경 ‘정음우리말학교’ 전통문화체험기지 설립 행사에 참가한 인상이 퍼그나 깊다. 그네도 뛰고 민족의 례법도 배우고 비빔밥도 같이 만들면서 환희로 차넘치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의 티없이 맑은 얼굴들에서 우리의 모든 행동의 기준이 무엇이여야 하는가를 알게 되고 거기에 미래도 있게 됨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길림신문/ 리성일(중국사회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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