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닫기

[두만강칼럼]로인간호문제 언제면 풀릴가?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11-23 15:25:49 ] 클릭: [ ]

최장춘(경제사)  
사람이 오래 사느라면 병마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이순의 나이를 먹으면 병은 스스로 찾아와 로년의 육신을 괴롭힌다. 평소 시름시름 앓는 것 쯤은 가족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갑자기 비상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으로 운신을 못할 때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한 동창생이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평생 술과 담을 쌓고 사업에만 열중해온 그한테 무정한 병마가 팔다리의 움직임은 물론 말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멍하니 천정만 쳐다보며 생물학적인 반응으로 먹고 자고를 반복하는 환자 앞에서 가족은 가슴에서 억장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불과 반년 사이에 수십만원 치료비가 들었고 앞으로 또 얼마를 써야 할지 미지수였다. 수십년 아글타글 애써 모은 돈을 날려버린 것도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더욱 큰 걱정은 언제 끝날지 모를 병간호이다. 그나마 량주가 서로 의지하여 사는 처지라면 몰라도 짝을 잃은 외기러기 신세가 되였을 경우엔 생활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자식들한테 맡겨진다. 그래서 한창 공부하는 어린 자식이 병간호를 맡아하는 기막힌 사연이 있는가 하면 금방 대학을 졸업하고 대도시에 발을 붙인 젊은이가 막무가내로 집에 돌아와 병시중을 드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종종 생긴다.

긴병에 효자가 없다고 한창 꿈에 들떠있는 젊은이가 하루이틀도 아닌 지루한 나날을 병시중에 묻혀산다는 자체가 슬픈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로인은 병마에 시달려 괴롭고 가족들은 각일각 조여드는 경제난과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산다. 이 같이 가족들의 사업과 생활에 자칫 부담거리로 될 로인간호문제가 사회의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른 만큼 인젠 가족의 연약한 힘에 의존하기보다 전사회의 단합된 지원과 제도화된 시스템의 구축으로 부족점을 미봉하는 해결책이 필수이다.

우리 연변도 이미 로령화 시대에 들어선 상황이다. 농촌에서 자식을 따라 도시로 들어온 로인들과 해마다 늘어나는 원도시의 정년퇴직로인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골목골목 로인들로 차넘친다. 현재 전 주 약 2백만 인구에 60세 이상 로인수가 근 47만명중 독거로인수가 8만여명, 18%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자립능력을 절반 또는 전부 상실한 환자수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연변사회복리원의 경우 해마다 8백명 내지 천명 로인을 수용하는데 로인성 질환으로 인한 반신불수 또는 자립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환자수가 20%를 웃돈다. 문제는 이런 특별호리가 수요되는 로인층의 비례가 날따라 증가세를 보이는 점이다. 더우기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독거로인들에 대한 관리가 여러가지 어려움이 겹쳐 심각해졌다. 이를 감안하여 연변은 정부차원에서 170집 양로원과 1,050여곳 농촌양로봉사망에 대해 응급처리방안을 실시했다. 아울러 양로봉사업의 표준화 건설과 인성화 건설을 의사일정에 올려놓고 상급정부의 보조금을 적극 쟁취하여 현존의 양로원규모를 점차 넓히는 한편 종합정보플래트홈으로 도시와 농촌의 로인봉사정보를 실시간 교환할 계획이다. 로인들의 건강상태에 비추어 앞으로 여러 분류로 나눠 보다 효과적인 관리와 보호대책을 강구함으로써 의료와 호리, 사회적 지원이 결합된 ‘3위1체’의 봉사모식이 로령화 사회의 질적인 변화를 일으켜 가족의 고충과 부담을 크게 덜어줄 전망이다.

효는 인간애의 원천이다. 가정을 아끼고 집단을 사랑하며 사회에 헌신하는 고상한 인격은 먼저 부모에게 향하는 효성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행복도시창조에는 로인들에게 돌려진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어느 만큼인지 또한 혜택을 입은 로인들의 심리적인 안정감과 만족감이 어느 정도인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연변은 아직 복지사회를 추진하기 위한 모멘템(힘)이 금방 작동한 초급단계에 처해있다. 불확실성을 띤 한 로인의 래일이 걱정되여 제일처럼 팔을 걷고 나서는 인정미가 온갖 애로와 난관을 극복하며 ‘반포지효’의 인내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누군가 로인의 존재를 하나의 도서관에 비유했다. 로인을 우선시하여 깍듯이 모시는 집안엔 구수한 이야기가 많고 자손이 번창하며 형제 끼리 서로 돕고 협력하는 량속이 가족의 우애를 돈독히 하여 후대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다. 로령화 사회의 간호는 너 따로 나 따로가 없다. 조화로운 사회는 생명의 권리가 만년에 이르러도 평등하게 향수받을 때만이 가능하다. 어쩌면 석양빛의 황홀함은 창창히 열려진 하늘이 그 존엄을 지켜주어 더 눈부시지 않을가 싶다.

길림신문/ 최장춘(경제사)

0

관련기사 :
 
21세기중국정보사이트-백두넷
한길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