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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에 설레임을 만나다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1-12-15 09:54:39 ] 클릭: [ ]

 

ㅡ문학평론가 장정일씨 수필집《세모의 설레임》 출간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온 세모, 모두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더 좋고 훌륭한 래일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마음의 설레임을 경험하는 대목이다. 이 대목에 어울리는 신간 수필집 《세모의 설레임》이 요즘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되여 애독자들을 찾아가고있다.

서점가에서 싱그러운 인쇄잉크냄새를 풍기면서 《세모의 설레임》이 팔리기 시작한 지난 12월 9일 저자인 장정일선생을 잠깐 만나보았다.

이 수필집은 지난 세기 80년대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각종 문학지들과 신문잡지들에 발표된 장정일선생의 수필작품만을 엄선해 출판한것으로서 선생의 3번째 작품집이기도 하다.

도합 109편의 수필들이 떠남, 극장, 수감, 걷기, 인물, 기행 등 6개 장절로 분류되였는데 장절마다에서 선생의 삶과 사고의 흔적들이 싱싱하게 묻어난다. 제1장 《떠남》에는 항상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는 선생의 인생 관찰과 체험, 비판의 글들이 실려있고 제2장 《극장》에서는 음악, 무용, 미술을 비롯한 선생의 남다른 예술사랑의 내면세계를 엿볼수 있다. 제3장 《수감》에는 한시기 《장백산》잡지에 련재되면서 좋은 반응과 더불어 수상작을 낳았던 미니수필들이 수록되고 제4장 《걷기》에는 자연을 벗하며 마음의 폭을 넓혀가는 산행인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외에도 제5장 《인물》에는 선생이 살면서 만나본 인상깊은 사람들의 매력적인 면면이 그려져있고 제6장 《기행》은 기자적인 안목, 문학인의 사유와 필치가 어우러진 국내외 견문록들이다.

공항, 설레이는 마음이 시작되는 곳》

누구의 걸작인지 언젠가 저녁노을속에 고속뻐스를 타고 공원같이 꾸며진 서울 김포공항을 지나며 바라보았던 인상깊은 표어이다.

나는 그때 인간정감의 보편성을 담아낸 그 고운 표어를 놓칠세라 황급히 메모하면서 작은 깨달음이 떠올라 미소를 짓던 기억이 난다. 어찌 공항뿐이랴, 떠남은 그 어데서나 마음의 설레임과 함께 한다. 아니 그것은 차라리 갈길 바쁜 나그네의 삶의 방식이요, 생명의 대명사라고 하는게 훨씬 더 나을것이다. —《세모의 설레임》에서

 
장정일선생의 신간 수필집 《세모의 설레임》
 
보다싶이 장정일선생은 수필집의 총괄적인 이미지를 《설레임》으로 잡고있다. 설레임은 녹쓸지 않는 삶을 위한 인간의 최적의 심적상태이다. 물도 정지를 모르고 설레이며 흘러야 맑은 물이 되듯이 사람도 중복되는 일상에 안주하지 말고 호기심을 갖고 자기갱신을 위한 끊임없는 변화의 노력이 절실할텐데 그런 마음의 상태가 설레임이 아닐가 싶다고 선생은 말한다.

작가, 예술인들의 작품창작도 마찬가지일것이다.

그래서 장정일선생은 스스로 설레임을 찾아나선다고 말한다. 인생관찰과 체험의 행정에서 산행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음악도 듣고 독서도 하면서 《설레임을 찾아 떠나는 길손이 되기가 소원》이라며 그는 독자들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는 글, 나아가 새로운 감오와 사색을 공유할수 있는 글을 꿈꾼다.

초중시절부터 시와 소설에 심취하면서 뒤따라 문학평론에도 흥미를 가졌던 장정일선생은 문학평론과 칼럼으로 작품활동을 펼치면서 우리 문단의 후발쟝르인 수필창작을 독려하는 글들에 필묵을 아끼지 않았다. 《아지가 많이 뻗지 못하고 잎이 무성하지 못한, 줄기만 남은 나무의 생명은 온전할수 없다》며 그는 문학생태를 념두에 두고 시와 소설의 활성화와 더불어 수필의 번영을 력설하였으며 그 자신도 수필창작에 정진해왔다.

개성이 존중을 받고 절주가 빠른 현대사회에서 짧지만 영양소가 많은 수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있고 우리 문단에 수필을 쓰는 소설가, 시인, 평론가들도 두루 나타나고있는 변화된 현실을 흡족하게 생각하면서 선생은 《현재 우리의 수필들이 정감적인 서술은 우수한데 비해 제재령역을 넓히며 글에 정보량을 늘리고 사색적인 깊이를 기하는 노력은 아쉬운 편이 아닐가 싶다》고 지적하는 한편, 이 점에 류의하면서 자신은 《정감이 섬세한 한국수필, 중후한 중국수필과 더불어 열린 시각, 섬세한 관찰력, 기발한 상상력과 분석력으로 감동을 주는 외국수필들을 편애한다》고 덧붙였다.

장정일선생은 글쓰기도 일종 압력이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감성과 사고력, 상상력을 개발하다보면 그것은 마음의 설레임과 함께 하는 즐거움과 잇닿아있다》고 부언하면서 집필로 인한 압력과 긴장성을 즐기는 눈치였다.

《나는 고단한 한해를 정리하며 새로운 한해를 가다듬는 세모가 좋다. 묵은해를 잡아두지 못한채 새해를 맞이하는 세모는 종잡을수 없는 마음의 설레임과 더불어 괜히 들뜬 기분이 되는 대목이다. 송구영신의 계기, 꼼꼼한 점검의 기회가 세모이다. 작별의 허전함, 기대의 부푼 심정이 교차하는 시간대가 세모이고 보면 세모는 적어도 력서장을 번지는것 같은 단순동작을 넘어선 그 어떤 나름의 의미가 있음직해 보인다.》

《…공항이면 공항, 초막이면 초막 어느 지점이든 상관없다. 나는 마음의 설레임이 시작되는 곳에 살고싶다.》 (《세모의 설레임》에서)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심열자로 근무하고있는 리선희소설가는 일전에 《세모의 설레임》 심열과정을 회고하면서 《장정일선생의 수필작품들은 군더더기가 없어 빼고 보태고 할 필요가 없었고 우리가 평소 마주하는 생활이지만 선생의 생활에 대한 느낌이나 시각은 예리하며 글이 간결하면서도 읽으면 느낌이 새롭고 의미가 깊어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금 출판사들에서 많은 책을 내고있지만 진정으로 서재에 꽂아놓고 오래오래 소중하게 볼수있는 작품은 적은 편》이라며 《세모의 설레임》을 읽으면 《어떠한 문화차원의 독자를 막론하고 오래 묵은 포도주처럼 글의 그윽한 향기가 넘쳐흐름을 느낄수 있을것》라고 내다봤다.

이 수필집 책임편집인 강정숙수필가는 《편집을 하면서 편집자라기보다는 편집과정내내 애독자와도 같은, 문학의 향연을 즐긴다는 감수를 받았다》며 《생활의 철리가 묻어나고 사색하고 음미해보게 하는 글들은 문여기인(文如其人)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고 터놓았다.

장정일수필가는 1943년 룡정시에서 출생했으며 연변대학 어문학부 중문학과를 졸업, 《연변일보》부총편집, 연변작가협회 부주석을 력임했다. 주로 문학평론, 수필, 칼럼 창작에 종사하고있으며 칼럼집 《사색의 즐거움》, 평론집 《변방–또 하나의 시작》을 상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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