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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만필]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편집/기자: [ 최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9-01-29 15:40:08 ] 클릭: [ ]

【김혁의 독서만필】

-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에로》를 읽다

새해 벽두에 그야말로 환몽적인 뉴스를 접했다.

서왕모의 불사약을 훔쳐 먹고 선녀가 되여 달로 갔다는 신화에서 이름을 따온 중국의 달 탐사선 “상아(嫦娥) 4호”가1월 3일 오전 10시 26분 달 뒤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는 뉴스였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로씨야 등 강국을 제치고 우주분야에서의 굴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뉴스를 접하고 맨 처음 떠오른 것은 우리의 동요 “반달”이였다. 1930년대 북간도 룡정에서 교편을 잡은바 있던 윤극영이 지은 명동요이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그리고 서재에서 다시 뽑아 든 책은 쥘 베른의 과학환상소설《지구에서 달에로》였다.

 
《지구에서 달에로》표지

쥘 베른의 환상소설들은 80년대 거의 전부가 우리말로 번역, 출판되여 나왔다. 《바다밑 2만리》,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80일간의 세계일주》등 기이한 환상과 모험으로 가득한 과학환상소설들은 한 애어린 문학도의 혼을 앗아가기에 족했다. 그때 어린 나의 감질난 제1소망은 북경 동물원으로 가서 참대곰을 보는 것과 쥘 베른의 소설에 나오는 잠수함을 타보는 것이였다.

과학환상소설 《지구에서 달에로》는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이 끝나 더 이상 새로운 대포를 개발할 명분이 없어진 대포 클럽 회원들. 그들은 곧 우주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낸다. 그들은 새로운 의욕을 머금고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대포를 쏴 달을 맞추겠다’는 당돌한 프로젝트를 내놓은 것이다.

어처구니로 타매의 눈길을 당하던 이 프로젝트는 달로 가는 포탄 안에 타겠다는 더 당돌한 사람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을 맞는다. 그리고 대포 클럽 회장과 시종일관 그를 비판하던 앙숙인 과학자가 함께 타겠다고 선언하면서 소설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마침내 달로 가는 거대한 크기의 대포가 완성되고 발사만 남은 상황. 과연 그들의 야심찬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가?

이 소설을 손에 쥐자 단숨에, 철야(彻夜)로 독파할 수 있었던 리유로는 ‘대포를 쏴 달로 가겠다’는 당돌한 프로젝트가 주는 거대한 환상의 황홀한 전개에서였던 것 같다.

 
과학환상소설의 대부 - 쥘 베른

요즘의 새로운 정보와 기술로 현란한 과학환상소설에 비하면 어딘가 우화에 가까운 단조로움을 보인다. 하지만 지구를 박차고 달에로 가려는 쥘 베른의 상상력은 최소한 100년 이상을 앞서갔다. 그가 써낸 건 한 편의 소설이였지만 백여년전 이러한 개연성 있는 상상력이 실제 우주의 력사를 개변시킨 변곡점이 되였고 과학의 대중화와 현실화를 앞당겼다.

서구에서는 과학환상작품을 순수문학과 대등한 지위에 놓고 본다. 과학계에서도 그에서 령감을 얻는 사례도 많다. 과학환상소설 중의 예언은 과학 발전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반면 우리의 조선족문단에서 이러한 쟝르문학의 풍토는 척박하기 짝이 없다.

필자는80년대 장춘에서 꾸리던 《북두성》이라는 문학지에 ‘가면 밀회’라는 로보트와 인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과학환상소설을, 90년대초에는 련이어 《천지》잡지에 기묘한 순환〉이라는 미래의 가옥에 대한 설계를 주제로 한 과학환상소설을 발표한적 있다. 그 문학지들이 폐간되여 버리고 이름이 바뀐지도 오래전 일이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쟝르에 매진하는 작가는 거의 없다. 겨우 몇편이 환상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저학년을 상대로 한 환상동화수준이라 해야 겠다.

우리 문단에서는 과학환상, 판타지, 추리소설 등 쟝르물들을 하위문학으로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순수문학의 아성이 소리내며 깨지고 쟝르문학과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는 세상의 흐름에 비해 이러한 로안(老眼)적인 흐릿한 경향은 완고하다. 그렇다보니 우리 문학의 상상력과 콘텐츠의 빈곤은 날로 더 도드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문단에서는 최근 력량 있는 젊은 작가들이 나와 과학환상 쟝르가 활기를 띠고 있다. 과학환상소설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휴고상을 최근 2년간 련속 중국의 작가가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과학환상소설은 평소 우리의 삶 속에서 자신이 바라는 미래상(未来像)을 열심히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던 꿈에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적인 모험의 쟝르이다.

이러한 쟝르작품을 읽게 하는 것은 미래 주역들의 상상력을 일깨우는 좋은 권장이 될 것 같다.

다만 쥘 베른의 예언 중 한가지 틀린 것이 있다. 그는 그의 또 한부의 환상소설 《20세기 빠리》에서 문학이 멸종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푸른 하늘’을 향한 환상의 ‘쪽배’를 타고 이렇게 소설을 만들고 시를 짓고 독후감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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