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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12] 45년째 병마와 싸우고 있는 삶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9-06-21 17:26:24 ] 클릭: [ ]

◆1974년 초봄에 나는 불치의 병인 혈암으로 불리우는 ‘재생불능성빈혈’이라는 진단 받았다

◆남다른 운명이기에 남다른 용기와 담력이 있었다

◆독성이 강한 약을 먹고 침대에서 뒹굴고 족제비 살과 뼈를 말리워 가루 내서 먹었다

필자 황혼호

내가 병마와 싸워온지도 벌써 45년이 된다. 인생의 길에 몇번의 45년이 있으련만 나는 억세게 싸운 덕에 70고개에 들어서게 되였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45년전인 1974년 초봄에 나는 대경병원에서 불치의 병인 혈암으로 불리우는 ‘재생불능성빈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골수에서 새 혈액을 생산하는 조직이 기능을 잃어 사람을 말리워 죽인다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급성이면 석달 남짓, 만성이라면 7, 8년 밖에 못산다고 했다.

그 당시 나는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병실에서 매일같이 이 병으로 저승에 가는 환자들을 직접 목격해온 나인 만큼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나는 다만 의사가 떼준 리질약 클로르미세린을 먹었다가 만명에 한둘이나 걸린다는 병에 걸리게 된 자신의 운명을 통탄할 뿐이다. 나는 정말 죽지 말아야 했다. 20여세의 팔팔한 나이에 아래에 어린 두 자식이 있고 우에는 년로하신 부모가 계시는데 내가 죽으면 어쩌는가! 죽을 때 죽더라도 약은 먹자. 처음 몇해는 그래도 약으로 생명을 지탱하여 나갈 수 있었으나 병이 점점 악화되여 4년째부터는 한해에 두세번 수혈을 받아야 했고 그 후로부터 두석달에 한번씩 수혈을 받아야 했다.

나는 남다른 운명이기에 남다른 용기와 담력이 있어야 생명을 지탱할 수 있었다. 나는 놀라운 의력으로 치료에 달라붙었다. 전국에서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녔고 먹은 약만 해도 몇마대는 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엄두도 못낸다는 독성이 강한 약을 먹고 침대에서 뒹굴기도 했고 족제비 살과 뼈를 말리워 가루 내서 먹기도 했다. 몇번이나 혈색소가 3.5그람(정상적인 남성의 혈색소는 12그람)밖에 되지 않아도 나절로 병원 층계를 오르내렸으며 머리가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아도 종래로 손에서 일을 떼지 않았다. 나는 의식적으로 락관적인 정신을 보여주기에 애썼고 속으로는 늘 ‘병마와 싸우니 그 락도 한 없도다.’라고 되뇌이군 했다.

그토록 귀중히 유지되는 생명이기에 나는 그만큼 생명을 아끼고 시간을 아껴 쓰기에 힘썼다. 짬만 있으면 책을 읽었고 퇴원한 후 휴식도 안하고 인차 출근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만 받고 남에게 신세타령만 하면서 살고 싶지 않았다. 운명에 도전장을 던진 이상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이 세상에 자기의 존재를 과시하고 싶었다.

생명의 불꽃은 뜻 있는 생활에 지펴야만이 그 생명은 보다 값이 있는 것이다. 나는 많은 것 을 배우고 싶었고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해보고 싶었다. 단위에서 선전간사로 사업해온 나는 사진을 찍는다, 흑판보를 낸다, 선전원고를 쓴다 하며 할 일도 많았다.

이렇듯 미래 지향적인 꿈속에서 자신을 힘써 갈고 닦으면서 믿음이란 삶의 뿌리에 마음을 심고 발돋움해나갔다.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나는 해마다 우수공산당원, 우수통신원, 공회 열성자로 평의되였다.

1998년, 나는 만성병으로 50세의 젊은 나이에 앞당겨 퇴직을 했다. 해마다 3-4차례 수혈을 받으면서 생명을 지탱하지만 나는 종래로 희망을 버리고 맥을 버리지 않았다. 나는 마음껏 일터에서 길러온 취미를 살려 촬영을 하고 원고를 쓰고 우표수집을 견지했다. 또한 운명에 탄식하지 않고 하루를 살더라도 유쾌하게 살리라고 다짐하면서 병마와 싸우는 것을 내 인생의 필수과로 간직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질병을 대하였기에 나의 삶은 항상 즐겁고 충실했다.

병마와 싸워온 지난 40여년을 총화해보면 가장 훌륭한 의사는 자신이고 가장 좋은 약은 시간이였다. 나는 더 좋은 건강을 지키고 만년을 유쾌히 보내기 위해 몇십년을 피워온 담배를 끊었고 술도 떼여버렸다.

지금도 석달에 한번씩 입원치료하는 나는 짬짬이 글을 써서 신문잡지에 투고했는데 퇴직 후의 20년간 400여편의 원고가 발표되였다. 대경시 우표수집협회의 회원인 나는 우표수집을 견지하는 동시에 10여부의 우표앨범을 대경시우표전시회에 전시하여 동료들의 호평을 받았다. 촬영작품도 성, 시의 전시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생명은 굳게 지켜야 아름다운 것이다. 암은 확실히 무서운 병이다. 거의 모든 환자가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에 접하면 모두 자신을 죽음과 련결시키는 데 이는 의심할바 없이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소극적이고 절망적인 정서가 나타나도 지나치게 나무랄 바가 아니다. 문제의 관건은 일부 환자들에게 공포감이 생기고 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심지어 생명을 을 포기하려하는 것이다.

생명에 대한 굳은 지킴은 신념에 대한 고수이며 신앙에 대한 집착이다. 생명은 오직 한번밖에 없다. 생명에 대한 존엄을 위해, 생명의 가치를 위해, 생명의 기적을 위해, 나는 튼튼히 생명을 지키기에 계속 힘쓸 것이다. / 황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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