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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시]안개속에서(외2수) 

안상근 길림신문 2024-07-11 14:08:58

보이지 않는다

얼굴이


들리지 않는다

심장소리가


안개가

멀리로 보냈을까

아니면

안개 속으로 사라졌을까


몽롱 속에 뭍혀버린

나의 시공 

명주실 같은 날개옷이

차디찬 바람처럼 내 몸을 감싼다


걸음을 멈추고

발밑을 굳힌다 

땅의 온기가 발끝에서 퍼진다


해살이 구름을 꿰뚫자

안개는 사라지고

이슬로 반짝이는 

길이 열린다


안개 낀 날에는


안개 낀 날에는

반짝이는 것에

혹하지 말라


안개 낀 날에는

몽롱한 것에

취하지 말라


모두 안개탓이니라 

유난히 조용해 보이는 

아침도...


안개 낀 날에는

눈을 감고

손 잡고 걸으라


바람은 들고

안개는 걷히리라


안개가 자욱할 뿐이다


안개 속에선 귀로 들으라

보려고 애쓰지 말라

보이지 않을 것이니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나는 네 옆에 서있다

그저 안개가 자욱할 뿐이다


나는 그냥 나이고 

너도 그냥 너다

그냥 안개가 자욱할 뿐이다

/김영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