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반둥 도심에 가면 한 유백색 유럽식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은 지난 1955년 4월, 29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지역)의 대표들이 제1차 아시아—아프리카회의를 개최했던 력사적 현장이다. 이후 전세계 남방은 ‘단결·우의·협력’의 반둥정신을 기초로 지난 70년 동안 자주독립, 련합자강의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 자주독립 의식 각성
15세기초부터 서방 렬강은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침략하고 식민 지배했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까지 제국주의 식민 체제가 거의 모든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횡행했다.
수세기에 걸친 서방의 식민통치로 수많은 남방 국가들이 자주독립을 상실하고 자원과 인구를 략탈당하는 등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후 유럽 렬강이 약화되면서 전세계 남방 국가에선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지 운동이 점차 고조됐다.
1955년, 현대 국제관계사에 굵직한 한획을 그은 반둥회의가 열렸다. 회의는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 관한 선언〉을 통과, ‘모든 국가의 주권과 령토완정 존중’, ‘타국의 내정 불간섭’ 등 반둥 10원칙을 선언했다.
반둥회의는 민족독립의 자신감을 크게 고무시키고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지 투쟁을 새로운 단계로 이끌었다.
‘아프리카 독립의 해’로 불리는 1960년, 아프리카에서는 베닌을 포함한 17개국이 식민통치에서 벗어났다. 그해 유엔은 〈식민지독립부여선언〉을 발표함으로써 식민주의에 ‘사형’을 선고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들이 잇달아 정치적으로 독립하면서 오랜 기간 불평등했던 국제질서에 큰 변화가 일었다. 유엔 회원국은 창설 당시의 51개국에서 현재의 193개국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공동의 력사적 경험은 전세계 남방 국가에 자주독립이라는 정치적 색채를 더했다. 그 과정에서 반둥정신은 중요한 지침이 됐다.
반둥정신의 실천자인 중국은 언제나 전세계 남방 국가들과 동고동락했다. 1970년대, 중국 공정기술자 5만명 이상이 1,860키로메터의 탄자니아—잠비아 철도를 건설하며 남아프리카국가의 민족독립 및 해방 사업을 강력히 지원했다. 이뿐만 아니라 1958년 중국은 민족독립을 위해 림시정부를 수립한 알제리를 즉시 인정하고 도의적·물질적 지원을 제공했다. 이는 전세계 남방 국가의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지 투쟁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준다.
보답이 돌아왔다. 1971년 10월 25일, 많은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제26차 유엔총회에서 새 중국에 대한 유엔의 합법적 의석 회복이 결정됐다.
1949년 새 중국 창건 이후 지금까지 중국인민은 자력갱생, 고군분투를 통해 부강의 길로 나아가며 위대한 도약을 일궈냈다. 중국 발전의 성공적 경험은 한 민족이 자주독립을 초석으로 세계에 우뚝 설 수 있음을 립증했다.
◇ 련합자강: 전세계 발전 추진
1980년대 당시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의 주재로 〈남과 북: 생존을 위한 전략〉(이하 ‘브란트 보고서’)이 발표됐다. 브란트 보고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을 기준으로 세계를 ‘부유한 북방’과 ‘가난한 남방’으로 구분했다. 이는 전세계 발전 불균형의 상징이 됐다.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경제 질서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전세계 남방 국가의 공통된 념원이다.
반둥회의의 개최는 발전도상국 경제 련합과 자강이 시작되는 력사적 분수령이 됐다.
이후 1962년,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국가 대표는 애급 카이로에서 경제발전문제회의를 열고 국제사회가 불공정한 무역 규칙을 조속히 개혁할 것을 촉구했다. 1964년 제1회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발전도상국의 리익을 대변하는 ‘77그룹’(G—77)이 설립됐다. 1967년, 77그룹은 첫 부장급회의를 개최해 ‘최빈국가’ 개념을 제시하고 ‘남남협력’ 원칙을 명확히 함으로써 국제경제의 새로운 질서 수립을 촉구했다.
전세계 남방 국가간 경제협력은 부단히 심화되고 있다. 아프리카련합, 아세안, 라틴아메리카 및 까리브해 국가공동체 등 협력기제가 마련되고 유엔 틀 아래 농업, 의료, 공업 등 ‘남남 기술협력’ 기제가 추진되는 등 협력상생의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그중 중국의 성취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세계 최대 발전도상국인 중국은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사회의 장기적인 안정이라는 ‘두가지 기적’을 실현했다. 중국식 현대화는 ‘현대화=서구화’라는 틀을 깨고 전세계 남방 국가가 자국의 국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걷도록 장려했다.
반둥정신의 실천자인 중국은 전세계 남방의 발전 권리를 확고하게 수호하며 반둥정신의 시대적 의미를 끊임없이 확장시켜왔다. 중국의 발기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남방 국가의 인프라 융자에 새로운 통로를 열어줬고 브릭스(金砖) 5개국이 공동 설립한 신개발은행은 브릭스국가 등 신흥경제체와 발전도상국의 경제 발전에 금융 ‘생명수’를 주입해줬다. ‘일대일로’ 공동건설로 구축된 호련호통(互联互通·상호련결) 네트워크는 공동건설 국가에 더 많은 발전 기회를 창출했다. 이처럼 중국이 제공한 기술과 자금 지원은 전세계 남방 발전의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 남방의 경제총량은 세계에서 40% 이상을 차지하고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률은 80%에 달한다. 과거 세계경제의 ‘변두리’는 이미 가장 활기가 넘치는 ‘중심지’가 됐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부유한 북방’과 ‘가난한 남방’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떠올리는 건 ‘각성하는 남방’, ‘굴기하는 남방’이 됐다.
그러나 국제무역, 금융 체계, 지식재산권 보호 등 핵심 의제에 있어서 구조적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전세계 남방 국가의 발전권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굴기의 길에서 부딪치는 갖가지 도전에 맞서 전세계 남방 국가는 일방주의, 보호주의, 무역전횡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고 손을 맞잡고 보혜(보편적 혜택)·포용의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 국제질서 개편하는 핵심 력량으로
70년전, 29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지역) 대표는 〈제1차 아시아—아프리카회의 최종 성명서〉를 통해 국제 정치 민주화의 ‘문’을 두드렸다. 반둥회의는 ‘단결·우의·협력’을 제창하는 반둥정신이라는 력사적 성과를 거둠으로써 남방 국가의 정신적 뉴대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서방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를 흔들어놓았다.
“우리는 남방 국가의 굴기를 목도하고 있다.”, “전세계 남방은 이미 전세계 경제에서 가장 강한 활력을 만드는 력량중 하나가 됐다.” 3월에 열린 2025 박오포럼 년차총회에서 전세계 남방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반둥정신의 실천자인 중국은 다자주의 제창, 남남협력 추진, 지역 일체화 심화뿐만 아니라 발전도상국 원조, 전세계 남방 발언권 확대, 전세계 관리체계의 개혁·보완 참여 등 방면에서 시종일관 다수의 발전도상국 편에 서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
160여개 국가에 발전 원조 제공, 다수의 발전도상국을 포함한 150여개 국가와 함께 구축한 ‘일대일로’ 공동건설, 전세계 발전및남남협력기금 설립, 남방 국가와 공동으로 ‘개방적 과학의 국제협력 창의’를 발기하여 중국—아프리카 현대화 공동 추진의 ‘10대 동반자 행동’ 제시, 전세계 남방 협력을 지지하는 8개 조치 발표… 전세계 남방의 ‘천연적인 일원’으로서 중국은 언제나 전세계 남방을 마음에 두고 전세계 남방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중국이 제시한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리념, 전세계 발전 창의, 전세계 안보 창의, 전세계 문명 창의는 각국 특히 평화·발전·공평·정의를 추구하는 전세계 남방 국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리념과 창의들은 반둥정신과 일맥상통하며 협력상생을 촉구하고 패권주의와 일방주의 행위를 반대한다. 이와 더불어 세계평화 적자, 발전 적자, 안보 적자, 관리 적자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전세계 남방의 공동 념원에 순응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0년전, 국가주석 습근평은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형세 아래 반둥정신은 여전히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반둥정신을 크게 발양하고 그 새로운 시대적 의미를 끊임없이 부여해 협력상생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관계를 구축하고 국제질서와 국제체계가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는 한편 인류운명공동체를 건설해 아시아, 아프리카 및 기타 지역 인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줘야 한다.”고 말했다.
습근평 주석은 또 2024년 6월 ‘평화공존 5항 원칙’ 발표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전세계 남방은 “보다 개방·포용적인 태도로 손잡고 함께 나아가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추진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평화 수호의 안정적 력량’, ‘개방·발전의 중견적 력량’, ‘전세계 관리의 건설적 력량’, ‘문명 상호 학습의 촉진적 력량’을 함께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력사의 저울이 새로운 각도로 맞춰지고 있다. 전세계 남방은 나날이 높아지는 자신감을 가지고 력사 주체의 신분으로 인류문명진보에 자신의 기여를 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의 위대한 사업에서 새로운 시대 력량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
/신화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