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8세 고령의 정수암(程守岩)로인은 본지 2024년 11월 9일 6면(사회)에 발표된 [로병사의 이야기](5)〈정수암, 정전협정 체결후 후방의 ‘특무잡이’ 능수로〉기사의 주인공이자 항미원조 참전 로병사이다. 최근, 기자는 정수암로인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는 가슴 아픈 사연과 함께 연변대학부속병원(연변병원) 의료진들의 극진한 치료를 거쳐 완쾌되여 퇴원했다는 가슴 뜨거운 소식을 동시에 접했다.
따스한 봄기운이 감도는 지난 14일, 연변병원 응급외과청사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항미원조 참전로병사 정수암로인이였다. 이날 정수암로인은 3개월전 그를 생사의 고비에서 구해준 의료진에 감사기를 전달하고 고마움을 직접 전하기 위해 병원을 다시 찾았던 것이다.
다학과 협진으로 생명 사수
지난 1월 13일, 길을 건너던 정수암로인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했고 반혼수상태에 빠져 곧장 연변병원에 실려왔다. 구급차에 실려온 정로인은 다리 골절, 뇌출혈, 륵골·안면골 복합 골절, 그리고 기타 여러 골절 중증상으로 판단되였다. 90세에 가까운 고령에 중복 외상은 치명적일 수 있었다.
병원에 달려온 연길 ‘로병사의 집’ 사업일군들을 통해 의료진은 이 로인은 항미원조 참전 로병로서 현재는 년로한 부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연변병원 부원장 우해강은 “정수암로인은 국가의 공신입니다. 나라를 위해 피땀을 흘리며 기여한 영웅은 저희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즉시 응급 록색 통로를 개통하고 다학과 응급치료 체계를 가동했다. 정형외과진료중심, 신경외과, 흉부외과, 안과, 이비인후두경외과 등 다학과의 전문가들이 신속하게 모였고 로인을 위한 전문진료 방안이 제정되였으며 정형외과로 신속히 이송시켜 입원수속도 마쳤다.
신경외과 전문가들은 뇌출혈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여 더 이상의 신경 손상을 성공적으로 피했고 흉부외과, 안과, 이비인후두경외과 전문가팀은 긴밀히 협력하여 륵골 골절, 안와 골절(眼眶骨折) 및 비골 골절을 타당하게 처리하여 로인의 통증과 호흡곤난을 크게 완화시켰다. 정형외과진료중심 임홍혁치료팀은 정갱이 골절에 대해 석고 고정을 진행함과 아울러 정밀한 물리치료를 전개하여 골절 부위가 안정적으로 유합되도록 확보했다. 주치의사 리해봉은 매일 3회 이상 병실을 방문해 통증 정도를 확인하고 정수암로인의 신체 상황에 근거하여 개인 맞춤형 재활훈련 계획을 세우고 로인이 일상활동 능력을 점차 회복하도록 도왔다. 간호팀은 2시간마다 체위 변경을 수행하며 욕창을 방지했고 음식 조절부터 정서적 응원까지 꼼꼼히 챙겼다. “잠은 잘 주무셨나요?”, “아픈 데는 없으신가요?”라는 일상적인 물음들은 로인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고맙습니다! 병원에서 가족같은 온기를 느꼈습니다!”
3개월후, 정수암로인은 지팽이가 없이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회복되였다. 3개월전 이곳에서 생사를 오가는 위기를 극복한 정수암로인은 세폭의 감사기를 들고 자신을 진료한 의료진을 다시 찾았다.
“고맙습니다! 병원에서 가족같은 온기를 느꼈습니다.”
우해강 부원장과 정형외과 임홍혁 부주임, 주치의사 리해봉 등 의료진과 다시 만난 정수암로인은 감격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맴돌았지만 목소리는 참전로병사다운 당당함으로 가득찼다.
우해강 부원장은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적을 무찔러 전공도 수차 세운 정수암로인의 손을 꼭 잡으며 “어르신은 나라의 영웅이며 어르신을 지켜드리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이렇게 건강을 회복하신 것을 보니 진심으로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임홍혁 부주임은 “어르신들은 전쟁터에서 나라를 지키고 우리에게 평화로운 삶을 창조해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저희의 영광입니다. 어르신의 강인함은 항상 저희를 격려하고 환자를 살리는 데 에너지를 부여하게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주치의사 리해봉은 “어르신께서는 매번 치료 때마다 누구보다도 잘 협조해주시고 재활훈련 또한 열심히 하셨습니다. 어르신의 강인한 군인정신이 치료에 큰 힘이 되였던 것 같습니다. 어르신의 군인정신은 우리 모두가 따라배워야 할 바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수암로인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젊어서는 적의 총알을 맞고도 살았지만 이번엔 당신들이 내 생명을 구했소!”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환자와 가족들은 칭찬과 감동에 찬 눈길을 보냈다. 의사들과 환자의 따뜻한 재회 장면은생명의 기적을 생동하게 재현했다. 의료일군들은 세심한 의술과 사심없는 사랑으로 항미원조 참전 용사에게 건강을 되찾아주고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드렸다.
‘로병사의 집’ 두 녀성의 뜨거운 손길
이번 치료 과정에 또 다른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 바로 연길 ‘로병사의 집’ 당지부 서기이며 주임인 서숙자와 해설원 아려걸이다. 교통사고 당시 정수암로인의 부인은 ‘로병사의 집’에 급히 도움을 청했고 그들은 사고 직후 즉시 병원에 달려와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가족’으로서 로인의 곁을 지켜드렸다.
정수암로인이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안 그들은 매일 병문안을 왔다. 아려걸은 정수암로인의 ‘딸’ 역할을 해오면서 여러 장의 치료동의서에 서명하고 의료보험 등 여러가지 번다한 수속을 처리해드렸다. 음력설을 앞두고 정수암로인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자 그는 사고자측과 협상하여 회복비와 재검진비를 받기로 상의한 후 1월 26일에 로인을 집에 모셔가 휴양하도록 했다. 그후 여러차례 재검사를 하면서 아려걸은 늘 거동이 불편한 정수암로인을 업고 드나들면서 정성을 다했다.
3개월후 정수암로인은 두폭의 감사기를 들고 연길시당위 선전부를 찾았다. 언론을 통해 ‘로병사의 집’의 큰 사랑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였다. 4월 15일, 연길시당위 선전부 부부장 윤춘화는 ‘로병사의 집’을 방문해 서숙자와 아려걸에게 감사기를 대신 전달했다. 로인은 감사기에 73세의 서숙자를 ‘로병사들 마음속의 좋은 서기’, 47세의 아려걸을 ‘로병사들 마음속의 착한 딸’이라고 높이 칭송했다.
서숙자는 “로병사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감사기를 받게 되였는데 아주 감동됩니다. 이 감사기가 우리의 사명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건재해 계시는 로병사와 렬사가족들을 위해 더 잘 봉사해야겠다는 결심이 굳혀집니다.”라고 말했다.
아려걸은 “정수암로인이 진짜 저를 딸처럼 대해주셔서 더 감사드립니다. ‘딸’로서의 관심과 역할을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리전 유경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