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는 80대 고령로인을 도와준 최순희 회장
로인들을 가족같이 대하는 대련시 중산구조선족로인협회 최순희 회장
나는 일찍 연길시동산소학교에서 퇴직하고 연길에서 살다가 2006년에 딸이 사는 대련으로 이주한 오월숙(82세)이다.
타향에서 홀로 살기가 갑갑하여 나는 최순희 회장이 이끄는 대련시 중산구조선족로인협회에 가입하여 춤도 추고 노래도 배우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운명의 작간이라고나 할가? 작년 12월 20일부터 두 다리에 쥐가 올라오면서 걸음걸이가 불편하던 것이 후에는 전신에 여기저기 통증이 심하여 꼼짝할 수가 없었다. 병원에 가서 진찰해보니 요추간판탈출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의사는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일생동안 크고작은 수술을 12번이나 하여 옷을 벗으면 온몸에 상처자국인 나는 할 수 없이 또 수술대에 올라야만 했다.
그때 딸이 한국에 가있다보니 수술을 해도 간호해줄 사람이 없었다.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뼈를 깎아내는 척추수술을 혼자 힘으로 이겨내고 입원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간병인을 찾자니 간병비용 일당 370원이 아름찼다, 하여 하는 수 없이 정작 혼자서 수술후의 모든 고통을 이겨내자고 하니 앞이 캄캄하기만 했다.
바로 이때 우리 협회 최순희 회장이 발벗고 나섰다. 그는 수술후 한아름 넘치는 과일과 뜨끈뜨끈한 밥과 료리를 해들고 병실에 들어섰다. 최회장은 구미에 맞는 음식을 나에게 먹여준 후 따뜻한 물로 나의 온몸을 씻겨주고 어지러운 병실을 깔끔히 청소해주었다.
수술후 나는 수술 후유증으로 좀처럼 걸을 수가 없었다. 최회장은 또 매일 병원을 찾아와서 이럴 때일수록 많이 걸어야 한다면서 나를 부축하여 병원 복도에서 걷기운동을 견지하도록 도와주었다.
어느날, 최회장은 새벽 3시에 김이 몰몰 피여오르는 소갈비탕을 들고와서 식기 전에 빨리 먹으라고 말했다. 최회장이 어둠을 헤치고 땀벌창이 되면서 가져다준 소갈비탕을 입에 넣는 순간,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일찍 길림재무무역학원(현 길림재경대학)에서서 본과를 졸업하고 한국 계명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최순희는 대련공업대학에서 근무하다가 2010년에 퇴직했다. 대학교수 사업을 끝낸 그를 여러 단위들에서 초빙했지만 결연히 거절하고 아무런 보수도 없는 중산구조선족로인협회 회장직을 떠메고 나섰다. 로인협회 회원들의 애호와 흥취에 따라 노래와 춤 배우기, 들놀이, 뜻깊은 이야기모임 등 다채로운 활동으로 70명의 회원을 가진 협회로 부상시킨 최회장, 사망하는 로인이 생기면 밤중에라도 달려가서 후사를 치러주는 최회장... 대련이라는 이 제2고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로인들의 본보기이고 로인협회의 훌륭한 코기러기로서 손색이 없다. 이런 최회장을 나는 널리 알리고싶다!
/오월숙 구술, 리삼민 정리
编辑:유경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