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연길TV 음력설 문예야회에서 <형님에>란 친근한 제목의 소품이 전파를 타며 안방을 사로잡았다. 소품에 김위동, 채용, 최화란 등 연변 조선족 유명 코미디언들이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가족간의 사랑과 배려, 형제간의 각별한 우애를 생생하게 다뤘다.
그리고,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던 이 소품에 숨겨진 뒤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얼굴이 잘 알려진 인기 연기자들을 내세워 소품이라는 접근하기 쉬운 매개체를 통해 ‘심페소생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경각성을 가지고, 배워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극본을 썼습니다.”
이 소품의 극본, 연출, 출연을 모두 맡은 김위동씨는 이 소품을 창작하게 된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소품에 나온 심페소생술 시행 장면 (화면캡쳐).
알고보니 <형님에>란 소품의 창작 배경에는 김위동씨의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을 심장마비 돌연사로 떠나보내면서 김위동씨는 큰 슬픔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지난 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김위동씨는 “며칠전에도 지인 한분을 심장마비로 잃었다.”며 울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절친들과의 사별은 김위동씨에게 슬픔을 넘어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큰 슬픔에 빠진 남편을 옆에서 지켜보던 안해(연변병원 의사)가 ‘그럼 심페소생술과 같은 의료상식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내용으로 극본을 쓰면 어떻겠나?’는 조언을 주었고 김위동씨는 필을 들었다. 극본을 20여번 수정하면서 그는 연변병원 급진내과 전문의를 찾아 심페소생술에 관한 전문지식을 배우는 한편 인터넷으로도 부지런히 관련 동영상과 자료들을 찾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심장마비 전조증상을 알아채고 골든타임 이내에 적절한 응급 처치와 치료를 받으면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고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과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환자의 심장이 멈추거나 의식을 잃을 경우 심페소생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료상식 등을 전문가 못지 않게 터득하게 되였다.
연길TV 음력설 문예야회의 소품 총연출을 맡았던 채용 연출과도 뜻을 같이 하면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연길TV 음력설 문예야회의 소품 총연출을 맡았던 채용 연출도 극본을 보고 심페소생술에 관련된 지식은 적극적으로 널리 알려야 된다는 뜻을 같이 하면서 여러번의 조률 끝에 지금의 작품으로 탄생하여 관중들과 만나게 되였습니다. 소품을 내놓으면서 우리 모두의 바람은 그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 심페소생술에 관한 의료상식이 더욱 광범히 보급되였으면 좋겠다는 점이였습니다.”
인터뷰 내내 김위동씨는 일상생활중 필요한 의료상식에 대한 관심과 보급을 수차 언급했다. “그렇다고 거창한 건 아니고 단지 주변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목숨을 살릴 수도 있는 응급 처치라는 점을 알리고 싶을 뿐입니다.” 소품에서는 여러가지 제한성으로 인해 심페소생술에 관한 내용이 짧게 다뤄졌지만 인터넷을 검색하면 심페소생술 시행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 방법, 주의점 등이 아주 상세하게 설명되여 있다면서 김위동씨는 여러분들이‘관심갖기’를 재차 강조했다.
연변대학예술학원 연극학부 연기학과를 졸업하고 연변연극단, 연변조선족자치주문화국, 연변가무단 등 예술 분야에서 활약하다가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김위동씨는 “비록 현재 전문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대학교 때 배운 전공을 살려 하임리히법(음식물이나 이물질로 인하여 기도가 페쇄, 질식할 위험이 있을 때 흉부에 강한 압력을 주어 토해내게 하는 방법) 등과 같이 일상에서 알아두면 필요한 의료상식이나 응급상식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작품들을 창작하여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 며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길림신문 김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