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옹기된장 제작기예 주급 무형문화유산 전승인 장청옥
조선족옹기된장 제작기예 주급 무형문화유산 전승인 장청옥
“할머니가 만든 된장이 정말 맛이 좋았어요” 이미 작고한 할머니의 장맛을 떠올리면서 장청옥이 취재에서 첫마디로 한 말이다.
연변의 허다한 농촌마을 가정들이 거의 그러했듯이 장청옥의 기억 속 지난 세기 70년대 중반의 가정살림은 하루 세끼 장국이 주메뉴였다. 유독 많이 먹었던 것은 시래기장국이였다. 고향마을인 화룡시 팔가자진 중남촌의 초가집 지붕 밑에는 새끼줄에 꿰여서 달아맨 시래기가 사시장철 걸려져있군 했다. 가을철이면 부근의 한족 남새농들이 배추잎을 들고 와 할머니가 만든 된장을 맞바꾸어 가군 했다. “할머니가 만든 장이 맛있어서 모두들 그렇게 했지요.” 그런 할머니맛 장 솜씨를 장청옥이 물려받았고 지금은 조선족옹기된장 제작기예 주급 무형문화유산 전승인이 되여있었다.
“할머니의 장맛이 좋았던 것은 할머니가 장을 전통발효용기인 독에 발효시켰고 극성스러우리만큼 장독에 정성을 들였기 때문일 겁니다. ” 집안에 놓아둔 장독은 항상 알른알른 빛났고 할머니는 그 장독을 목숨처럼 매우 아끼시였다.
동지달이면 메주를 빚는데 삶은 콩이 아까워서 할머니는 그 메주콩을 얼려먹는 손군들에게까지 1년 량식인데 아껴야지 하면서 함부로 먹지 못하게 했단다. 할머니의 존함은 리향선이였다. 1921년생이시니까 지금 계시면 100세도 넘는다.
할머니의 장맛은 중남촌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이름있었다. 매일 먹는 장이라 할머니는 유독 된장에 애착이 심하셨다. 할머니는 “된장은 알뜰하고 장간새가 맞아야 하느니라.” 하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고 한다. 장청옥은 7살에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면서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할머니로부터 알게 모르게 집안살림을 배운 셈이였다. 할머니에게서 된장과 고추장 담그는 법도 배웠다. 그렇게 어려서 배워두었던 장담그기가 후에는 그녀의 평생 창업으로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다년간 도시에 진출해 상점도 꾸려보고 회사원, 사우나 관리인으로도 일해보면서 자신의 창업을 꿈꾸던 장청옥은 2010년 10월에 40대의 문턱에 올라서면서 고향마을인 중남촌에 돌아와 전통된장 생산을 시작했다. 과거 장을 맛있게 담그시던 할머니의 장맛이 머리속에 배여있었기에 전통된장에 관심이 많았다.
전통된장 가공에서 옹기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조건이다. 장은 옹기 속에서 숙성될 때 비로소 발효과학이 제대로 잘 이루어져 질좋은 된장이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장청옥은 창업에서 옹기된장을 리용한 전통된장 만들기에 심혈을 몰부었다. 전통된장임을 강조하는 ‘옹기된장’이라는 토속적인 상표도 함께 신청하고 또 허가받았다.
장 생산에 필요한 항아리들을 마련하기 위해 장청옥은 옹기를 사들이는 데만 해도 지금까지 30만원이 넘는 거금을 투자했다고 한다. 1,600개가 넘는 항아리들을 사들인 셈이다.
장청옥은 옹기를 사들이는 데만 해도 지금까지 30만원이 넘는 거금을 투자했다
“옹기는 보기에는 단단하고 물샐틈 없이 보여도 숨을 쉽니다.” 장청옥은 장을 담근 장독에서 슴배여나온, 까맣게 딱지 낀 흔적을 보여주었다. 숨 쉬는 옹기에서 세월의 시간과 온도차이를 두루 경과하면서 비로소 맛있는 된장이 익어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이 오랜 세월 동안 생활해오면서 옹기와 된장의 만남으로 승화시킨 기막힌 발효과학이였다.
전통된장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반드시 필수적인 몇가지 조건들이 있다. 좋은 콩을 엄선해서 메주를 쑨 후 낫으로 수확한 벼짚에 메주를 묶어 발효시켜야 하며 잘 뜬 메주는 옹기 속에서 일정 기간의 숙성 과정을 거쳐야 맛좋은 된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기계로 벼수확을 하는데 그렇게 나온 벼짚은 소들도 잘 먹지 않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다 같은 벼짚이지만 우리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발효과학의 힘이 들어있다고 장청옥은 강조했다. 지금까지 장을 만드는 장인으로 살아온 15년 세월을 장청옥은 전통옹기된장의 한길만을 고집스레 걸어왔다. 그 긴 시간의 노력과 분투가 ‘옹기된장’의 브랜드를 구축하였고 그녀를 조선족옹기된장 제작기예 주급 무형문화유산 전승인으로까지 성장시킨 것이였다.
길림성 향촌인재 식품가공 고급농업경제사 직함까지 수여받은 장청옥은 자신이 만들어낸 된장에 유독 자부심이 넘친다. 축제행사 때면 그는 장을 파는 부스 옆에서 장국을 팔팔 끓인다. 그 구수한 된장국 냄새와 맛의 유혹에 사람들은 옹기된장의 단골손님으로 되군 했다.
“무형문화유산의 전승인이라면 우리의 전통음식문화를 계속해서 전승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하지요.” 장청옥은 옹기된장의 전통적인 생산과 판매에만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옹기된장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변의 특산인 사과배로 만든 엿을 장과 결부시킨 배엿고추장을 그 실례로 들 수 있다. 고추장에 사과배의 상큼함이 어우러져 인기가 높다. 연변의 사과배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배엿고추장도 온라인 판매가 급격하게 늘었다.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 갖은 양념과 재료를 곁들인 보쌈장과 비빔장, 그리고 첨가제를 넣지 않은 순수한 토간장도 연구개발해서 시장에 내놓았는데 모두 크게 환영을 받고있다고 한다.
지난 6월8일 무형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자체로 생산한 장류 상품들을 전시판매하고있는 장청옥
“연변이 요즘 인기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연변의 좋은 전통음식문화들도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부상하고 있는 기분 좋은 느낌입니다. ”
요즘 서시장 남쪽 전통음식판매거리에 옹기된장 매장을 오픈한 장청옥은 장국을 좋아하지만 제대로 된 장국을 만들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쉽게 먹을 수 있는 편의식 장국도 개발중이라고 터놓았다.
“된장을 만들 줄만 알아서는 안되지요, 자신의 특색을 가진 옹기된장을 리용한 새로운 인기제품들을 부단히 연구하고 개발해서 시장의 인기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전승과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청옥은 새로운 것에 대한 부단한 도전이 바로 기업경영의 노하우요,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정부적인 차원에서 옹기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배려도 그녀의 창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장청옥은 말했다. 2021년 1월 연변주농업농촌국, 발전개혁위원회, 재정국, 상무국, 세무국, 공급판매합작사, 인민은행연변주지행 등 단위들에서는 련합으로 농향양조유한회사를 주급 농업산업화 중점룡두기업으로 심사선정하였다. 같은해 연변조선족자치주 전자상무지도소조에서도 옹기된장에 ‘연변의 좋은 물건’(延边好物) 칭호를 수여하면서 그녀의 창업에 힘을 실어주었다.
“요즘 전통된장은 젊은 층들에게는 소외되여가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의 전통음식문화인 된장국과 김치는 우리 조상들이 대대로 이어내려온 전통적인 우리의 훌륭한 발효음식문화이고 우리에게는 신토불이처럼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소외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
관광객들과 학생들이 화룡시 팔가자진 중남촌에 자리잡은 된장생산기지에서 된장체험행사를 하고있다.
그래서 장청옥은 지난 2015년부터 화룡시 팔가자진 중남촌에 자리잡은 된장생산기지에서 어린이들과 외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메주를 빚고 된장을 담그는 각종 체험행사도 다년간 쭉 이어오고 있었다. 장청옥은 다년간의 체험활동으로 옹기된장계렬 상품들이 현재 주내외에서 잘 팔리고 있는 인기상품으로 되는데 적극적인 작용을 놀았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연변조선족자치주민족사무위원회에서는 장청옥의 된장생산기지를 소수민족음식문화전승기지로 명명하였다.
장청옥은 된장으로 시작한 창업의 길은 힘들고 고달파도 우리의 전통음식문화를 전승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청옥의 작은 옹기 속에서 익어가는 전통음식문화 전승발전의 큰 꿈은 희망처럼 점점 부풀어가고 있었다.
/안상근 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