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자
내 창문 카텐을 열때면
풍경소리 귀맛 돋군다
자유롭게 흔들며 울리는
바람의 멜로디
풍경소리로 뇌리를 씻었나 보다
씻기운 뇌는 망각으로 투명해졌는가
쌀 씻는것도 잊고 마른 쌀을 솥에 앉혔다
전원을 눌렀다
밥이 될가
쌀이 될가
다행이
주말이다
더 행운스러운것은
남의 편이 출장중이라는 것
밥이 되던 쌀이 되던
나 홀로의 아름다운 자유
내 뇌리에 뇌수가 아닌
해살이 샘물이 되여 흘러드는 아침
풍경소리, 자유의 콧노래 즐겁다
삼복
가지끝의 이파리는
바람의 전령을 기다린다
땡볕은 바람을 삼켰다
숨 쉴수 없어 질식할 것 같다
춤추고 싶은데
혼자서는 움직일수 없는 몸
아무리 코를 실룩거려도
폭염이 숨구멍을 막아서니
축 늘어져 헐떡이는 몸짓으로라도
바람을 일으켜 볼가
의지 (意志) 에 불 붙이니
마음만 초조하다
숨쉬는 것 조차
홀로의 뜻이 아니였구나
살아간다는 것 또한
바람의 뜻이였나보다
그리운 바람아 어서 오너라
먹장구름 몰고와도 흘기지 않겠다
첫사랑
은빛 장도가
하늘땅 사이를 가르는
우뢰소리에 놀라던 봄날
첫 우뢰 울어 백일이면
풋옥수수 삶아 먹는단다
바람 불고
해빛 뜨겁고
비물에 젖고
기다리는 동안
옥수수가 영근다
내 가슴을 내리치는
빛발은 몇번이고
내 고막을 울리던
소리는 몇번이였나
알은 찼어도 아직은 여린
풋옥수수 그 맛 향기롭더라
맛의 계절은 짧기도 하다
수분이 휘발하는 아쉬움
마른 대에 매달려 땡땡 영글어
나중에 쌀알이 되였어도
한여름의 번개와 우뢰를 품고 있을가
풋옥수수 한철이 그립기만 하다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