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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 해, 11월 (외3수)

안상근      발표시간: 2024-11-26 15:09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김옥결


산다는 건 때로 

아름다운 허무와도 같은거라고   

좀 더 진실한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말해주듯 가을이 떠나려는 때

 

살아 숨쉬는 것 말고는 

남겨진 것 없는 청춘

나의 것이나 소유할 수 없는 삶

나만의 무게를 받아들이며

 

다시금 기로에 서서

지는 락엽, 눈물같은 마지막 순수의 

고독으로 나의 스무살은 지고 있었다 


마음속 고향


어제밤 꿈 속에 너를 보았지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이였지 

사시절 한가로운 볕

시간이 가던 길 멈춘 곳 

여전히 연두빛 나의 스무살을 너는 담고 있었지 


그 날, 무너진 하늘, 그 곳으로 가고 있었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곳

오랜 세월 찾아헤맨 무언가를 

어쩌면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곳

온전한 그리움이 있는 곳으로 나는 가고 있었지

 

어젯밤 꿈속에 너를 보았지 

여전히 나는 서러움 많은 연두빛 스무살이였지

 

가을편지 


짙게 물든 축복인듯 속저리게 맑은 가을날

기억속에서 사라진 한통의 편지를 읽는다

잃어버린 시간의 무게만큼이나 가벼워진 편지를


해맑은 숨결, 여린 상처의 자욱마다에

지난날은 낯선 그리움의 비 되여 넘쳐 흐르고…


가득히 밀려오는 남도의 향기

이 가을, 추억속의 안개의 강을 바라본다


오래도록 나를 꿈꾸게 하는 것들을

조그만 잎새 같은 귀로의 불빛을


완행렬차에서


아직 멀리 있는

그 곳이 있기에


아득한 래일 

묻어버린 약속

기약없는 안녕이 있기에


삶은 또한 얼마나

끝없는 아름다움인가!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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