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 알 수 없는
풀잎의 이슬이라
바람이 불고 가면
눈물로 떠나는데
이왕에
한번 가는 길
뿌리 곁에 스미오
고목
해와 달 긴긴 세월
푸르고 누르다가
키우고 버린 마음
상처가 옹 되는데
우거진
가슴 언저리
새가 둥지 틀었소
길
발끝이 한데 모여
한갈래 길이 나고
함께한 길 우에는
사연이 넘쳐나오
그곳에
담은 이야기
울고 웃고 하더라
삶
인생사 별거더냐
거기서 거긴기라
머문 듯 가는 세월
날 가는 줄 몰랐는데
어화라
청풍명월도
들락날락하더라
뜬 구름
떠돌이 생이라서
정처가 없소마는
좋은 연 만나며는
나도야 꽃이 되리
바람아
밀지를 말아
여기 잠간 정들게
겨울 끝자락
정들은 자리라서
또 한번 주저앉소
립춘이 쓸어낼가
숨어서 엿보는데
해살이
어서 떠나라
등 떠밀어 보내오